목록잡설 (279)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서울대학교에도 교보문고가 들어섰습니다. 생활협동조합과 제휴한 거 아니냐구요? 어이쿠. 들어가보니 15년 교보문고 고객인 제 눈엔 그냥 리틀 교보문고 던데요. 직원들도 싹 갈린 것 같고, 책 진열도 그렇고, 이건 대학교 서점이 아니라 그냥 교보문고 분점이더라고요. 인터넷 서점 역시 인터넷 교보문고의 포맷을 따라 설립된 것과 같은 맥락이겠죠. 뭐, 적립 혜택이라던가 북카페 형식의 쇼파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 등은 편의시설인 거 인정해요. 그래서 골치 아파졌죠. 이것을 비판하려면 한층 어려워졌다는 거. 거대자본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거.
오랫만에 밤 늦게 집에 들어오는 길이었습니다. 선릉역에서 버스를 내렸죠. 많은 남성들이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각자의 손엔 휴대폰으로 보이는 기기들을 들고요. 그렇습니다. 그들은 모두 대리운전 기사들이었습니다. 물론 아시겠지만 노파심에 설명 드리자면 대리운전 기사들은 그렇게 휴대폰 혹은 PDA를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주문을 따기 위해 스틱 등을 들고 열심히 화면이나 버튼을 눌러댑니다. 귀에는 기기와 연결된 이어폰을 꽂고 오퍼레이터가 전해주는 주문을 듣고요. 그렇게 열심히 누르다가 운 좋게 걸리면 주문이 들어온 장소로 가죠. 보통 가까운 사람에게 걸리기 때문에 뛰거나 버스를 탑니다. 택시를 탔다가는 나가는 돈이 많으니까 잘 안 타죠. 그렇게 도착한 주문지에서는 주문자를 보통 '사장님'이라 부르면 ..
제목을 적다가 무심결에 자꾸 '07...'을 계속 눌러댔다. 역시 시간은 누구 말마따나 연속적이다. 어제와 오늘이 다른 건 없으니까. 심지어 방송에서도 어제 했던 연기대상만 죽어라 재방송 해준다. 케이블에선 지난 주 무릎팍도사에 나왔던 문희준이 나와서 계속 똑같은 말을 해대고. 프랑스어 공부를 드디어 시작했다. 오늘은 알파벳을 다시 읽어보는 정도까지! 사실 시작하려니 무지하게 귀찮았다. 분명히 난 프랑스어 공부 하고 싶어서 계절학기를 수강하고 있는데 왜 이리 수업 시간 이외의 시간에는 하기가 싫은지. 이거 분명히 심리적인 병이다. 어제부터 '살인의 해석'을 읽기 시작했는데 프로이트를 좀 공부해서 내 스스로를 해석해보고 싶어진다. 걱정이 하나 생겼다. 프랑스어 강사가 좀 특이해서 시험 날짜나 평가 기준 이..
EPL에서는 매 시즌을 07/08 같은 방식으로 표시하곤 한다. 매년 8월 경 시작된 시즌이 다음 해 5월 경 끝나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으면서 포스트 제목으로 차용하기에 적절하지 않을까. 그래. 그렇다. 2007년이 가고, 2008년이 온다. '멈추지 않는 성장통은 언제나 아프다.'라는 표제를 달았던 이 블로그는 이제 당분간, 혹 영원히 'zeno(w)here'라는 표제를 달고 존속할 것이다. 한 해를 회고하기에는 아직 내 나이가 너무 어리다. 한국 나이로 스무살, 보편 나이로는 열 아홉에 갓 접어들었으면서 '올해 한해는 어땠지...' 하면서 토로 혹은 회고하기에는 내가 너무 젊다. 하지만 포스트 제목을 이렇게 달아 놓고서 지난 한 해를 전혀 쌩까겠다는 건 낚시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니 조금 써볼까. ..
어느덧 세밑이다. 자연스레 방송사들은 매일 밤, 연기대상, 연예대상, 가요대상 등을 보여준다. 어젯밤 놀러간 자리에서 S 모 방송사에서 준비한 연말 가요제 - 사실 명칭을 뭐라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가요제? 가요대상? 가요대축제? 방송사마다 명칭도 다르고 프로그램의 목적도 불분명해 뭐라고 해야 할지 참 애매하다. - 를 보며 식겁했다. 몇 년 전 매일 밤 체크해가며 봐왔던 연말 대상 시리즈와 너무도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사실 아직 다른 대부분의 연말 시상식들은 그렇고 그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어제 본 시상식은 달랐다. 우리 횰 누나가 '미니 콘서트'란 명칭을 붙이며 가수들의 무대를 소개했는데 기존에 자기 노래만을 부르던 형태에서 벗어나 온갖 합동무대들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오랫만에 근황을 전하고자 합니다. 사실 뭐 몇 분이나 궁금해하실지는 모르겠지만 - 평소 온갖 잡글을 생산해 냄에도 불구하고 리플이 매우 적죠. - 그래도 몇 자 적자면, 일단 계절학기를 듣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 프랑스어를 구사하지 못해 너무도 많이 짜증났었기에 공부하고 있습니다. 뭐 그래봤자 수업만 들을 뿐 예습, 복습을 전혀 하지 않고 있긴 하지만요. 수업 때마다 해야지, 해야지 마음은 먹는데 수업만 끝나면 허물어지더라고요. 그리고 남는 시간엔 놀면서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딱히 기쁘지도, 행복하지도 않긴 하지만 공부가 너무 하기 싫어서요. 그래도 새해가 되면 하지 싶습니다. 오늘 밤 일을 계기로 조금 반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아, 그러고보니 사람들도 만나고 있군요. 책은 그냥 별 생각 없이..
네번째 학기가 끝이 났습니다. 네, 이제 저도 5학기에 들어서면 3학년이지요. 실감이 나질 않네요. 스물한살이 된다는 것도. 그 전까지 조금 쉬려구요.
공부한답시고 학교 동아리 방에서 잤다가 지옥을 맛보았다. 의자 두개를 붙여 놓고 앉아서 자려고 했지만 목과 등이 아파 계속 깼고, 잠에 취한 상태로 머리를 쓴다고 써서 다른 의자를 사이에 붙여서 몸을 펴고 잤지만 다른 친구가 공부를 한다고 불을 켜서 수시로 깼다 잠들었다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적지 않은 시간을 잤음에도 불구하고 일어났을 때의 상태는 최악이었다. 결국 지금 심각한 두통과 소화불량으로 고생하고 있다. 아무래도 감기 몸살인 듯 싶다. 하지만 가장 아픈 건, 역시 이렇게 아프다 하더라도 챙겨 줄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시험 기간이니까, 다들 공부하느라 바쁜 것 같다.
도대체 나보고 어쩌란거지? 난 얼마나 더 참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인가? 정말 살아보려고 아등바등 하는데, 그렇게 자꾸 의지를 꺾어 버리면 나보고 어쩌란 말이야.
'세계화와 싸운다'라는 책 제목을 패러디 해봤다. 그만큼, 오늘날 이뤄지고 있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마구마구라는 온라인 게임이 너무나도 닮았기 때문이다. 마구마구에서 이기기란 단순하다. 좋은 투수를 사 투수 싸움인 야구에서 스트라이크 존의 4각에 강력한 승부 구질만 전력 투구하면 게임 셋! 당황한 상태의 실투만 놓치지 않고 받아치기만 하면 1점이고 3점이고 내어 승리할 수 있다. 아, 물론 이 때 좋은 타자를 사 컨택을 높이고, 빠른 발을 갖추어 수비를 잘 하는 것이 승률을 높인다. 두뇌 대결의 미학인 야구를 단순한 4각 맞추기 - 야구가 무슨 야바위인가? 1/4의 확률에 전신을 내어 맡기게 - 의 유아 수준 게임으로 끌어내려 버린 것이다. 그만큼, 마구마구는 단순하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역시 그렇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