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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제 한 인문사회과학서점에서 책을 구경하다가 엄기호의 신간(이라기엔 나온지 좀 됐지만)을 보다 보니, '분열'이라는 키워드로 노무현의 죽음을 해석하는 대목이 눈에 띄었다. 예를 들면, 대선에선 노무현의 정의감에 표를 주고서도 정작 집값 안 오른다고 욕한 분열된 자아? 사실 이 테마는 우석훈/박권일의 , 김홍중의 등에서도 언급된 바 있는 이른바 '386'의 면면이다. 이를 좀 더 확장시켜서 해석하는 방식이 한국 사람들의 '분열성'에 관한 것인데-엄기호의 책에도 간략히 묘사되고 있다-, 결국 내 관심사가 이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모든 자원과 시간이 보장된다면" 하고 싶은 연구를 묻길래, " 한국에서 '경제'와 '(경제적) 생활/생존 방식'의 원인 및 역사적 형성 과정과 현재적 양태"라 대답..
찬다. 때린다. 돈을 뜯는다. 빵셔틀을 시킨다. 맞는다. 놀란다. 맞는다. 준다. 갔다 온다. 고개를 돌린다. 일어선다. 다가간다. 제지한다. 놀란다. 본다. 못 본 척 한다. 나가 버린다. 2000년대 초반 강북의 한 남녀공학 중학교 2학년 12반 교실에서 늘 일어나던, 혹은 일어날 만 했던 일이다. 계급 구조는 단순했다. 착취하는 자, 착취 당하는 자, 착취에 저항하는 자, 착취를 외면하는 자. 사회의 작동 기제는 '착취'였다. 기묘한 상황이었다. 어느 교사들의 단순한 생각의 결과. 전교의 모든 사고뭉치들을 한 반에 모아 다른 애들로부터 격리시키자! 아예 층을 달리 하여 1학년들과 같은 층으로 보내버리자! 사고뭉치들로 한 반이 구성되지 않으면 다른 반 구성하고 남은 것들 다 밀어 넣어버려! 그렇게 그..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 조지 오웰 지음, 신창용 옮김/삼우반 p. 159. 요약해보자. 접시닦이는 노예이고, 대개는 불필요하고 쓸모없는 일을 하는 낭비되는 노예이다. 궁극적으로 말하자면, 그에게 계속 일을 시키는 것은 그가 여가를 얻을 경우에는 위험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다. 그리고 마땅히 접시닦이의 편을 들어야 하는 교육 받은 사람들은 접시닦이에 대해 아는 것이 없고, 그 결과로 그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이런 과정을 묵인하고 있다. 내가 접시닦이에 관하여 말하는 것은 그의 사례를 고찰해왔기 때문이다. 다른 무수한 유형의 노동자에게도 이것은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직접적인 경제 문제와 관련 없이 접시닦이의 생활에 대한 기초적인 사실들에 관하여 나 자신의 의견을 밝힌 것뿐이며, ..
이름하야 정치적인 것의 섹시한 귀환.
"결국 반이명박 전선은 민주 대 반민주 - 부패 대 반부패 구도의 부활을 도모하는 것인데, 이게 효력을 발휘해도 문제고, 그렇지 않아도 문제인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지금 반MB진영은 "이명박 반대" 이상의 상상력을 발휘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서...실제로 지금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건, 경제위기를 핑계로 자행되고 있는 노동현장에 대한 통제이고 비정규직 문제가 아니겠어요? 이걸 지금 추모국면에서 이슈화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야할 것 같군요. 그건 민주당이 회생하면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는 식으로 '헛된 약속'을 남발할 게 아니라, 진보진영을 구성하는 각 집단들(부분집합)의 이해관계를 모두 요구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군요. 이들이 '국가'를 상대로 각자의 요구를 폭발시켰을 때, 이 상황은 정치화할 수..
김규항이 말했던 것처럼 '상식'은 '자유주의'의 것일지 모른다. (참고 : 아집에 빠진 사람) 하지만 여전히 상식의 회복이 세상의 변화를 요구하는 데 유의미한 곳이 한국이다. 이번 YTN 사태와 노종면 노조위원장의 해고는 그런 점에서 비상식적이다 못해 아주 몰상식할 따름이다. 영상에 나와있는 것처럼 '보도 채널'에 불과하던 YTN을 오늘날 만큼의 명성이나마 얻는 곳으로 만들어 준 것이 돌발영상 아닌가? 마치 애플을 키워놓았더니 쫓겨난 스티브 잡스 같지 않은가? (물론 그는 설립자였다는 점에서 더 황당한 한편, 슈퍼스타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아주 적절한 비교 대상은 아니다.) 이는 결국 '기자'라는 일군의 직업 집단 소속자 역시 '하이칼라'이자 '지식 노동자'이지만 결국엔 '노동자'라는 자본주의 사회 내의 ..
사실 이 곳에서의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 성적표에 기재는 되겠지만, 외국에서 받은 점수인 탓에 평점 계산에 안 들어가기 때문. 외국 유학시 강조점을 둘 수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결정된 바도 없고, 경제학을 대학원 전공으로 삼는 것이 여전히 석연치 않은 탓에, 유효하지 않다. 결국 '아, 역시 나는 미국에서야 통하는군'이라는 자기만족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일터. 솔직히 말해서 겁에 질렸던 것 같다.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안 받은/는 것은 아니니까. 다시 생각해보면 꽤나 웃긴 일이다. 현재 한국의 문제 중 하나를, 특히 또래의 문제 중 하나를 '겁에 질렸다'라고 판단해 놓고 - 물론 우석훈 등의 고찰에 기인했다. - 나 역시 그 덫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니. 고작 이런 것에 겁먹지 않겠다. 어떻게..
익숙한 환경과 인간관계에서 단절되어 있다는 사실은 스스로를 중심으로 한 모든 것에 대해 '낯설게'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 결과물 중 하나는 스스로가 굉장히 '관념적'이라는 사실이다. 예전부터 어느 정도 인식하고는 있었지만, 역시 나의 언어는 관념적이다. 그것이 종종 일상에서의 생활에 균열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최근 결정적인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한 지인에게 내가 항상 괴로움을 겪는 이유 중에 하나로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세례를 동시에 받았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진동하게 되고, 그것이 또 다른 고통을 낳는다'는 식의 설명을 했더니, 답변은 아니나 다를까, '머리아프다'는 식이었다. 이야기는 내친 김에 비슷한 언어들의 반복적 변주가 되었다. 이에 대한 상대의 약간의 반감과 '그럼 너..
귀국 비행기를 예매했습니다. 6월 16일 저녁 6시 45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성대한 환영을 환영합니다. :D
▲ 조승수 후보 사무실에 모인 진보신당 지도부의 표정이 환하다ⓒ이상엽 작가 오늘 하루를 벼르며 잠에 들었는데 아침부터 일진이 사납다. 얼마 전 같았으면 꽤나 짜증을 내며 씩씩댔을 법도 한데 생각보다 기분이 나쁘지 않다. 그간 노력해온 것이 반영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둔감해진 건지 잘 모르겠다만. 이제 3주뒤면 무려 마지막 시험까지 다 끝난다. 여기서 할 공식적인 일은 다 끝난다는 것. 그리고 아마, 열흘 쯤 지내다가, 친구랑 2주 정도 여행을 한 뒤 돌아갈 것 같다. 그 말인 즉슨, 6월 중순에 돌아갈 것이고, 약 한 달 반 가량이 남았다는 것. 자세한 계획은 귀국편을 예약하는 대로. 즐겁게 살테다. 늘 목표하긴 하지만 쉽사리 이루지 못하는데, 아무래도 공개적으로 선언한 뒤에 좀 더 노력해야겠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