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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3주 뒤에 돌아갑니다. 그 때까지 이 곳에서 쓸 핸드폰이 생겼습니다. 510-734-4028 입니다. 한국에서 연락하실 때는 국제전화의 절차를 밟으신 뒤에 국가번호 1을 저 앞에 붙이셔야 할 겁니다.
종강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개강이다. 사실 힘들던 지난 학기가 끝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긴 하지만, 생각보다 그 한 달이 짧으면서도 길었다. 하루하루가 정말 빨리 갔지만, 그렇게 30여 일이 모인 한 달은 꽤나 길었다. 하루하루를 나름 충실히 살았던건가. 이제 내일이면 본격적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다. 지난 열흘 간은 '적응기간'이었다고 하면 될 것 같다. 아직 한국과의 단절, 과거와의 단절이 다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 어처구니 없게 사람이 6명이나 죽었는데 어찌 한국과 연이 끊어지겠는가! 그리고 블로그에 업로드할 생각인 지난 학기 레포트가 3개나 남아있다. - 어쨌든 물리적 시간의 흐름으로 인하여 개강을 하게 되었다. 장강의 물결은 도도하게나마 계속 흐..
PM 01:00 (한국시간 2009년 1월 10일) 집을 나섰다. 동생의 렌즈를 점검받고 점심을 먹으며 ‘공항 가는 길’이 늦어졌다. 02:10 가량 출발했다. 예상보다 청담동과 압구정동에서 차가 많이 막혔다. 03:40 경에 공항에 도착했다. 빵빵하게 채운 이민가방이 결국 공항에 내리자마자 말썽을 부렸다. 바퀴가 달려있음에도 불구하고 균형이 잘 잡히지 않는 것이다. 서둘러 체크인 카운터로 갔다. 지난 밤, 인터넷을 통해 미리 체크인을 해둔 턱에 다행히 보딩패스 발급은 빨리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가방! 애초에 가방을 개당 23kg씩 2개를 가져갈 수 있는 현실적 제약 내에서 짐을 좀 줄이고자 큰 이민가방 하나에 짐을 다 챙겨보고자 했는데 이것이 달아보니 32kg이었던 것. 사실 지난 밤 짐을 사던..
시간이 없어 길게 쓰지는 못하겠다. 아직 인터넷이 자유롭지 않아 길게 쓰기가 힘들다. 첫 날 밤, 제대로 못 잘까봐 걱정했는데 무려 11시간이나 자는 쾌거를! (중간에 몇 번 깨기는 했다.) 일어나서 나가서 점심을 먹고, 필요한 것들을 사서 돌아온 뒤 무선인터넷이 되는 1층에 와 수강신청을 했다. 한달 가량 미뤄왔던 수강신청을 드디어 했더니 이제 마음이 좀 편하다. 이제 할 일은 나머지 시간에 청강할 만한 타과 수업을 찾는 것. 잠시 후 나가서 저녁 먹고 오면 아마 시간상 또 인터넷은 못하지 싶다. 내일은 계좌를 만들고 샌프란시스코를 자전거 타고 여행할 듯. 사실 정오에 일어난 뒤 계속 피곤했는데, 오늘 밤엔 좀 일찍 자도 될 것 같다. 이런 식으로 하면 시차적응도 곧 되겠지. 한국으로부터의 문자를 처음..
나의 장기 2008년이 끝났다. '장기'라는 개념은 말 그대로 long period를 의미하는 것으로써 대표적인 사례로는 1789년부터 1914년까지를 영국의 역사학자 홉스봄이 '장기 19세기'라고 일컬은 것을 들 수 있겠다. 같은 맥락에서, 내게 2008년은 단순히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가 아니라, 2009년 1월 10일을 경계로 종료되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 이후로 사용하는 시간대가 다르고, 공간적 맥락이 전혀 다른 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생활 공간이 바뀐다고 해서 사람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리고 딱히 '새로운 각오' 같은 것을 하고 있지도 않다. 그저 나라는 인간의 삶의 궤적이 이어지되, 조금 다르게 이어지는 것일 뿐이다. 이 같은 연속적 인식은 사실 ..
나는 스타벅스에서 불온한 상상을 한다 - 강인규 지음/인물과사상사 지난 주말에 관심 도서 리스트를 정리하다가 눈에 들어온 책이다. 신간이기도 하고, 미국에 가는 김에 최신의 미국 문화 비평을 보고 싶어서 황급히 빌려 보았다. 주제 선정들은 좋지만, 아쉽게도 일부 주제가 겹치고, 주제에 비해 내용이 짧다. 다시 말해, 깊이가 조금 아쉽다는 것이다. 그래도 미국에 가 직접 확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리스트는 생겼다. 스타벅스와 무관심 애정을 갈구하는 것과 장애물의 비례 관계 손 씻기 팔뚝에 재채기하기 화장실 내 거리 유지 프로 스포츠의 지역성 공공도서관 장애인에 대한 배려 총기 성 패트릭의 날 의약산업 미국 내 유대인의 진보성 상업언론 신정정치 다문화 사회의 음식 연예인의 정치적 성향 엘리트주의의 부재 ..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다. '자기치유'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았지만, 그 전에 앞서 좀 살아야... 왜 힘들까, 고민하다보면 이유는 참 많은데, 그게 해결하기 쉽지도 않고 뭐. 사실 블로그에 이렇게 쓰는 것 오랫동안 참았는데, 아, 도저히 이건. 2주만 참자, 라는 생각을 자꾸 하긴 하지만, 그 전에 너무 힘든 걸. 자꾸 블로그가 딱딱해지는 것 같아 싫지만, 또 너무 가벼운, 혹은 사적인 - 일기를 가장한 나 좀 봐주세요, 하는 관심 1그램 요청기 - 내용으로 채우고 싶지는 않아서 버텼는데, 뭐 지금 술 먹은건 아니지만 힘들어서. 사적인 내용으로 채우고 싶지 않았던 거는 괜히 사람들한테 동정을 구하는 것 같고, 혼자 좀 이겨내보려고 용 쓰는건데, 와, 이거 미치고 환장하겠다 정말. 일단 지금 생각하는 이유..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 원했을지는 모르겠지만 - 오바마 씨가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트랙백이란 참 편하다. 딱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써 준 이의 글에 걸으면 되니까. 조금만 덧붙이자. 정부에 대한 한 가지 유명한 말이 있다. '정부는 지배계급의 집행위원회에 불과하다.' 11년 전, 김대중의 당선에 많은 이들이 환호했고, 6년 전 노무현의 당선에 더 많은 이들이 환희의 눈물을 뿌렸다. 그 결과는? '권력은 자본에 넘어갔다.' 우리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공표하셨던 말이다. 국민 성공 시대를 제창하신 이명박 대통령님, 이미 주가 반토막도 내보고 환율도 1.5배로 띄워보고 토건으로 경제를 살리시겠단다. 은근슬쩍 종부세도 없어졌구나. 대놓고 미친놈보다 멀쩡한 듯하다 미치는 사람이 더 무섭다. 뭐, 꼭 그렇게..
"기차놀이에서 한국 경제가 확보한 공간은 그렇게 넓지 못하다. 즉 제품의 품질에서는 선두 주자들을 따르지 못하고, 가격에서도 후발 주자들에게 비교우위를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현상을 뒤집어보면, 즉 한국의 임금 수준이 미국과 일본에 뒤지는 한 '임금 경쟁력'으로 그들을 이긴다는 역설이 가능하고, 한국의 기술 수준이 중국과 타일랜드를 능가하는 한 '기술 경쟁력'으로 그들을 이길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그 간격을 한국 경제의 생존영역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억측이 되는 것일까?" (정운영, 광대의 경제학, pp. 27 - 28 中 - '한겨레신문' 1988년 7월 23일자 수록) 누군가를 기다리며 시간을 때울 겸 헌책방에 들렀다가 모처럼 故 정운영 씨의 '광대의 경제학'이 보이기에 그에게 깊은 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