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잡설 (279)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늘을 찍어 포토샵에 넣고 인버트시키면 도시와 시골의 하늘은 참으로 다를 것 같다. 도시의 하늘은 파리하니 창백할 것만 같고, 시골의 하늘은 혈색 좋은 사람의 얼굴 빛을 닮았을 것만 같다. 도시에 찌들은 내 얼굴도 파리하니 창백하다. 시골 밤 하늘의 별은 참으로 밝았었는데.
요즘 정말 '까칠'하다. 의도치 않게, 예전보다 더 막말을 하고, 사람들한테 불퉁대고, 참을성이 없어졌고, 이래저래 큰일이다. 학교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그냥 사람과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내가 찌질해서인지, 잘 모르겠다. 일단 방학부터 하고, 좀 쉬어봐야 하나. 후, 학점은 내 손을 떠난 기분이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 수 있다면 좋을텐데. 이것저것, 관심은 더욱 커지는 데 21세기의 한국 사회에서 하기에는 너무나도 힘든 것 같아 그저 답답할 뿐이다. 자, 탈주할 것인가?!
몇 주전, 아주 행복한 꿈을 하나 꿨다. 어느 대형마트에서 아는 형을 만났는데, 그 형이 어느 여성을 소개시켜준 것이다. 키도 크고, 연예인처럼 아주 예쁘고, 수수하고, 머리도 길고(!), 눈웃음이 정말 작살인, 그런 사람이었다. 처음 본 것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살갑게 굴고. (무려 내 팔을 붙잡고 머리까지 기댔다!) 아마 태어나서 그렇게 황홀하고 행복했던 꿈은 처음인 것 같다. 하지만 깨고 나니 허탈감은 더욱 심했다. 현실과 너무나도 유리되어 있으니까.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나, 쳇. 그러다 그저께 또 꿈을 하나 꿨다. 야영을 갔다가 만나게 된 어느 여성 - 이 분은 갈색으로 염색한 긴머리에 역시 눈웃음이 아주 예뻤다. - 이었는데, 순식간에 관계가 전개되어 무려 '자기'라는 소리까지 듣게 되었다. ..
딱 한 달 남았다. 결코 오지 않을 것 같던 스무살은 혹독하게 다가왔고, 이젠 내게서 떠나려 하고 있다. 그 한 해 동안, 성장통은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낙엽을 떨어뜨리던 그 강한 찬바람과 함께 뼛속에 스며들고 있다. 그래서 아프고, 더 아프다. 망망대해 한가운데 있는 기분이다. 물론 혼자. 나름 빠져나가려고 노력하는데 영 어렵다. 로빈슨 크루소의 마음이랄까? 한 달 뒤면 스물한살이다. 본격적인 20대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어린애처럼 굴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그렇게 스러져가겠지. 모르겠다. 이번 겨울이 어떻게 될 지. 내년은 또 어떻게 될지. 그 이후, 내 삶이 어떻게 될지는.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낼 뿐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고작 게임 하나를 삶의 낙 삼아 지내고, 이에 중독되어 ..
조금 겸손해져야겠다. 어젯 밤 학생회관 라운지를 메운 후보들과 선본원들을 보며, 지난 기간동안 선거 운동을 하고 투표소를 지키는 사람들을 보며, 아침이 훌쩍 지나서야 나온 결과를 바라보며 느꼈다. 역시 나 '혼자'서 하는 게 아니구나,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는구나. 나 혼자서 아무리 우쭐대고 떠들어봤자 아니구나. 조금 더 겸손해져야겠다.
총학생회 결과가 나왔다. '실천가능'의 당선. 사실 예상하지 못했다. 이번엔 솔직히 누가 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지만, 그래도 주변 사람들 말 들으며 '스윙바이'나 '서울대 2.0'이 될 줄 알았는데 전혀 엉뚱한 데가 되어서 의외였다. 뭐, 어차피 16000분의 1에 불과하니까 결과에는 승복하겠지만 허탈하다. 뭐랄까, 별로 믿음도 안 가고, 일도 잘 안 될 것 같고... 뭐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당장 교개협은 어떻게 되고, 종강 집회는 또 어떻게 될까?
http://www.snulife.com/snuplaza/3180827
맙소사! 정말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어떻게든 악착같이 살아보려고 하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혹은 한 주에 몇 번씩, 아니면 한 달에 몇 번씩, 계속 반복되는 불운 - 슬럼프라고도 불리는 것 - 은 정말 생의 의지를 조각 조각 잘라내어 발라 버린다.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는거냐고!!! 이젠 크게 심호흡을 해도 가슴 속에 맺힌 응어리가 풀리질 않는다. 그러다보니 늘 만성 소화불량이고, 스트레스 받고, 머리가 아프다. 이러다 일찍 죽지, 에휴. 그 어떤 자구책도 소용이 없으니 '죽음'에 이를 수 밖에!
오늘 안과에 갔다가 잡지에서 어떤 글을 보았습니다. 그런 병원에 있기 마련인 여성용 잡지여서 이런 말이 있더군요. '연애 보험'이라는. 문득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난 연애 보험이 아닐까. 심심할 때, 외로울 때, 남자에게 차였을 때, 만만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부담스러워지려하면 가볍게 차 버릴수 있는, 하지만 또 이내 만날 사람 없으면 만날 수 있는, 그런 사람, 남자 말입니다. 그 잡지는 '연애 보험'이란 말을 쓰더군요. 아무리 막 대해도 나에게서 완전히 멀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걸 알기에 마구 대하는, 가끔씩 조금만 잘 해줘도 너무도 황홀해 하기에 다루기 쉽고, 늘 '착한 남자 컴플렉스'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내게 잘해주는 걸 보면 기분 좋고, 그런 사람 아닌가요? 고백 받으면 기분은 좋지만,..
요즘 '우석훈'이라는 사람에게 관심을 두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먼저 시작한 '88만원 세대' 읽기는 내게도 전염되어 제네바 가는 길에 재밌게 읽었고,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그 난삽한 스타일이 나와는 정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시들해졌었지만 어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학술동아리 CoSociology에서 주최한 강연을 듣고 강한 인상을 받아 다시금 관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예전에 링크해뒀던 그의 블로그도 다시금 뻔질나게 드나들고 있다. 그러다보니 눈에 들어오는 글이 있었다. 바로 '논술'에 관한 글. 사실 글 내용보다는 댓글에 더 눈이 갔다. 자신이 몇 년 전에 민족사관고 학생들의 논술 답안지를 채점한 적이 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의 댓글에서 지칭하는 민족사관고 학생이 바로 나와 내 동기들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