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여행 / Backpacking (23)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하철에서 내리던 찰나였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라는 90년대의 문구가 떠오른 것은. 그 구절을 음미하며 걷다 보니 allez는 덤으로 따라 왔다. 가자! 사실 여행을 마음에 품은 건 2년 전이다. 애초 목표는 석사 논문을 마친 뒤 한달 정도 떠나는 것이었다. 그게 작년 이맘때쯤 좀 더 가고 싶어져 본격적으로 돈을 모으고자 예금과 적금을 들었었다. 석사 논문 작성을 한 학기 미룬 지금 시점, 더더욱 여행이 가고 싶어졌다. 그래서 사실 이달 초부터 적금을 하나 더 들었다. 애초 목표가 석사과정 동안 모은 돈을 모두 써서 한달 정도 여행가는 것이었기에 이왕 모으는 거 좀 더 가열차게 모아보잔 생각에서였다. 적금을 하나 더 들자, 여행지가 눈 앞에 아른거렸다. 현재 시점에서 염두에 두는 곳은 베트남이나 ..
나름 몇 번 다니다보니 역시 여행은 '마음'이 가는 곳으로 가야하는 것 같다. 내가 별로 좋은 '마음'이 아니면, 별로더라. 가고 싶은 데로, 가고 싶은 때에. 다음번엔 산티아고에 갈 생각이다. 내년 가을 쯤. 아마 그 학기엔 휴학하고 군대에 갈 것 같으니. 1년이나 남았으니 천천히 준비하면 되겠지. 아, 그 전엔 지름신 좀 눌러야지. 최소 한달, 길면 두달 정도? 그 이상은 내가 다니기가 힘들것 같다. 후후, 차라리 그 돈을 아껴서 세계일주에 보탤까?
Jamboree가 끝나고는 2박 3일간 - 나는 결국 실질적으로 두 집에서 3박 4일간 했지만! - Chesham이란 런던 근교 도시의 현지 스카우트 가정에서 ho-ho (home hospitality : home-stay와 비슷한 개념) 를 했다. 그 때 그 집 막내 아들이었던 Edward다. 거기 나이로 9살이었으니, 한국 나이로는 10살이나 11살 쯤? 나이 치고는 어리다. 게다가 나이 치고는 몹시 '귀여운 척' 한다. 본인이 스스로 어떻게 굴어야, 어떻게 보여야 귀여운 지를 안달까. 말 그대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아이라 티가 폴폴 난다. 데리고 놀면 마냥 귀엽다가도 얘의 나이를 생각하면 식겁하게 되는 그런 정도? 선물한 붉은 악마 셔츠와 스카프를 좋다고 하고 다니는 데, 이 애, 어울린다!..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일을 저질렀다. 나는 영국을 떠나는 날, 상대는 영국에 들어오던 날, 공항에서, 그것도 상대의 입국장 앞에서 기다리다 만나는..! 이 사진은 그래서 '인증샷' 정도? (사실 저 사진은 그 분을 언더그라운드 타는 데까지 데려다주고 찍었음.) 둘이서 만나서 한 것은 카페에서 수다 떤 정도에 불과하고, 워낙 히드로 공항이 누추하고 갈 데가 없어서 별로 사진 찍을 것도 없었다. 그래도.. 한 보름 가량 '말 통하는 사람'이 그리웠던 터라 정말 말 그대로 미친듯이 '수다'를 떨었다! 아, 얼마나 좋던지... 심지어 나는 영국에서도 까였지만, 그래도 재밌는 경험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