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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ozzyz review 허지웅의 블로그 : 법대로 하자는 말이 소름끼치는 세상 GYUHANG.NET : 진짜 민주주의를 위해 / 슬픈 한국, 슬픈 김대중 Cliomedia : 노교수의 선물과 사서의 고민 자기배려 : 한겨레 시민포럼, 도정일 "야만의 시대를 살아가는 법" How many cuts should I repeat? : 법을 보는 법 : 훌륭한 교양도서이면서 훌륭한 에세이 다음 주부터 매일 학교에 나갈 생각을 하니 영 끔찍하다. 오늘 누구와 한 얘기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역시 돈 좀 들더라도 방학 중에 재충전이 될 여행을 다녀왔어야 했나. 그래도 뭐 재미없는게 다 내 잘못만은 아니니까. 누구 말마따나 사는게 아니라 견디는 걸지도 모르겠다.
간만에 김규항의 한겨레 칼럼을 읽었다. 다시금 '좌파'에 대해 논의하는 글이다. 입에서 말이 튀어나왔다. "그래서 어쩌라고." 단순한 반발은 아니다. 다만 너무 힘들어서 그렇다. 김규항의 요구사항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더 낮은 곳으로"이다. 지난 2년 반 가량 거의 전적으로 김규항의 영향 아래 관념적으로나마 지향해왔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래봤자 결국 김규항의 기준으로 보건대 "자유주의자"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회의중이다. 변명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실천 가능한" 길을 모색하는 것이 참 힘들다. 요 근래의 패배주의, 허무주의, 무기력감이란 "구원"을 바라마지않게 될 정도다. 사실 무시하면 마음은 편해진다. 다만, 내가 아는 나라는 사람은 그러지 못할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위선과 기만과의 전투를..
대안학교를 ‘또 하나의 특목고’라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중산층 인텔리들이 제 아이를 공교육의 불합리한 현실을 우회하여 대학에 집어넣는 학교라는 것이다. 대안학교가 한두 개가 아니니 그리 말할 구석이 있는 곳도 없진 않겠지만, 분명한 건 어느 대안학교도 애당초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지진 않았다는 것이다. 다 부모들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교육 불가사리’라고나 할까? 한국 부모들은 교육 문제에 관한 어떤 특별하고 의미 있는 가치도 모조리 녹여선 경쟁력이라는 하나의 가치로 찍어낸다. 그들은 어쩌다 그런 가공할 힘을 가지게 되었는가? 여러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아무래도 복지 없는 사회의 체험, 마냥 뜯어먹고 동원만 할뿐 정작 내가 위기에 처하면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사회에서 살아온 덕일 것이다. 실직자..
무중력 증후군 - 윤고은 지음/한겨레출판 p. 104 무엇이든 금세 잊고 치유하는 이 도시에서는 반복적인 것이 곧 두려운 것이 된다. 사람들은 하나의 절도 사건, 하나의 살인 사건에 대해서는 특별한 공포를 느끼지 못하지만, 그것이 꼬리를 물기 시작하면 겁을 내기 시작한다. 종지부를 찍지 않은 모든 것은 보는 사람을 불안하게 하고 긴장하게 만든다. 한 번은 이상한 것으로 지나가지만, 여러 번 반복되면 징크스가 되고, 또 공포의 대상이 된다. 이에 대처하는 방법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길 뿐인가. 솔직히 말해서 작가가 '예뻐서' 읽기 시작했다. 한국을 떠나기 직전, 그녀가 한겨레에 쓴 기고를 보고 '아니, 소설가가 이렇게 예뻐도 된다니! 이건 사기 아냐! 공지영으로도 충분하다고!'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침 학..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했다. 내 기억에는 여전히 그를 처음 만났던 날이 선연한데, 벌써 열네 살이란다. 더는 엄마 손을 놓칠세라 종종걸음치던 어린애가 아니란다. 아이가 주먹을 옥쥐고 눈을 부릅뜨고 말대꾸를 하기 시작했다. 몇 마디 잔소리에 식탁에 컵을 탕탕 내려놓고, 제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린다. 몸의 성장 속도를 따라 좇지 못하는 마음, 치기와 혼동되는 미숙한 열정, 시시때때로 회오리바람처럼 그를 휘젓는 불균형한 욕망까지 … 아, 바야흐로 질풍노도, 주변인, 이유 없는 반항의 사춘기가 왔다. 전국의 사춘기 아들딸을 둔 엄마들과 함께 이 고통의 축제를 만끽하리라! 그러니 이 조숙한 아이들의 초등학교 졸업식 풍경이 부모세대와 전혀 닮지 않은 건 당연한 일이다. 엄마가 사진을 찍어주는..
“우리나라에 영재교육은 없다. 아주 똑똑한 천재를 키우는 것보다 뒤처진 아이들을 함께 이끌고 가야 한다는 게 우리의 정책이고 원칙이다.”(마리아 타우라 핀란드 미래위원회 위원장) “뛰어난 학생이 아니라 가장 약한 학생을 지원하는 것과 같은, 근본적 의미의 평등과 형평성이 핀란드 교육의 가장 중요한 가치다. 평등이란 어떤 지역에 살더라도 동등한 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요우니 발리예르비 핀란드 이베스퀼라대학 교수) 집 같은 분위기, 이주 학생엔 모국어 교육 실제로 그랬다. 우리가 방문한 핀란드종합학교(초·중등학교)에서 이런 핀란드의 교육적 특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방문한 헬싱키 라토카르타노종합학교는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친환경 학교다. 학생 친화적인 건물을 짓기 ..
이명박 씨의 끝없이 이어지는 가공할 행태 속에서 '상식의 회복'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이명박 씨의 행태가 제정신을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몰상식으로 여기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 몰상식에 대응하는 모든 태도 역시 하나의 보편적인 상식이라 할 수 있을까? 그 몰상식이 종식되는 일은, 다시 말해서 이명박 씨가 물러나는 일은 과연 그가 물러나길 바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상식의 회복일까? 정신적 고통이나 미감이 문제인 사람들, 얼마간의 문화자본을 가지고 주류사회에 걸쳐 생활하기에 이제나 저제나 먹고사는 데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명박 씨의 행태를 보고 있자니 도무지 쪽팔리고 짜증이 나서 살 수 없는 사람들에게 그건 상식의 회복이 분명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누구보다 앞장서서 누구..
어떤 이가 그러더란다. "김규항 씨의 교육관은 존중해요. 하지만 아빠 때문에 아이가 희생되어선 안 되잖아요?" 올해 중3이 되는 내 딸이 학원 같은 데 하나도 안 다니는 걸 두고 한 이야기였다. '희생이라...' 이야기를 처음 전해 들었을 땐 씩 웃고 말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에 내내 걸렸다. 그가 보수적인 사람이라면 그러려니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는 지난 해 여름 내내 촛불집회에 개근한 사람이며, 이명박이라면 아주 이를 가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 사람이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는 걸 아이를 희생시키는 일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는 아이가 학원을 안 다니면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고 경쟁에서 뒤쳐지면 결국 불행한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명박 이름만 나와도 이를 가는,..
2009년이 어떤 해가 될 것 같으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방송 시간이 모두 끝나버린 시간에 켜져 있는 텔레비전 채널처럼 명멸하는 점과 지지직∼ 하는 소리만 날 뿐, 아무것도 안 보여서 차마 대답할 말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2008년을 살아낸 우리들이 2009년을 어찌 밝게 전망할 수 있을까. 물가와 몸무게를 포함해 싹 다 올라가기만 하는데, 그 중 안 올라가는 건 내 월급뿐이라는 웃지 못할 농담처럼 아직 1월인데도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을 보면 또 올 한 해를 어찌 견디나 싶어 덜컥 겁이 먼저 든다. 다만 살아서 견디는 것만이 지상 과제가 된 88만원 세대에게는 올 한 해가 또 어떤 해가 될까. 어떤 해가 되든, 더 늦기 전에 오늘의 88만원 세대들은 한번 꿈이라는 것을 꿔 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