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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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2007/2008

zeno 2008. 1. 1. 00:00
  EPL에서는 매 시즌을 07/08 같은 방식으로 표시하곤 한다. 매년 8월 경 시작된 시즌이 다음 해 5월 경 끝나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으면서 포스트 제목으로 차용하기에 적절하지 않을까.
  그래. 그렇다. 2007년이 가고, 2008년이 온다. '멈추지 않는 성장통은 언제나 아프다.'라는 표제를 달았던 이 블로그는 이제 당분간, 혹 영원히 'zeno(w)here'라는 표제를 달고 존속할 것이다.
  한 해를 회고하기에는 아직 내 나이가 너무 어리다. 한국 나이로 스무살, 보편 나이로는 열 아홉에 갓 접어들었으면서 '올해 한해는 어땠지...' 하면서 토로 혹은 회고하기에는 내가 너무 젊다. 하지만 포스트 제목을 이렇게 달아 놓고서 지난 한 해를 전혀 쌩까겠다는 건 낚시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니 조금 써볼까.
  열아홉이 혼자 부여잡고 어쩔 줄 몰라하며 외로움에 떨고 불안해 하며 보냈다면 스물은 조금 더 나아가 내 옆에 이의 손을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번번이 실패하며 외로워하고 힘들어했던 시기였다. 그 과정에서 보다 소중한 사람도 생겼고, 그만큼 사람 때문에 많이 다쳤다. 내 미래에 대해선 보다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됐고, 처한 상황이 바뀌면서 불안감은 가중됨과 동시에 흥분을 느끼게 됐다. 아직 젊으니까. : )
  세상은 더더욱 혼탁해졌다. 이 사바세계의 적은 '국가'에서 '자본'으로 급속도로 바뀌어 가는 것 같다. 사바세계를 아수라 장으로 만드는 악귀에게는 크리슈나가 필요한 법. 하지만 영웅 설화 따위에서나 볼 수 있는 '무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21세기에 접어든 오늘날 필요한 것은 뭐? 실력!
  다가오는 새해의 화두는 무엇인가. '행복'이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행복이라 답하오리다. 현재에 살고, 순간에 살고자 한다면 무엇이 가장 필요하겠는가. 돈인가, 명예인가, 권력인가. 이 모든 것들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렇다, 행복이다. 저 것들은 행복해지기 위해 얻고자 하는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수단과 '목적'을 혼동하는 유아적인 실수는 말 그대로 유아적이다. 순간을 믿어요.
  사실 앞 날은 굉장히 불투명하다. 부유하는 절대자가 아닌 이상, 혹은 그렇다 하더라도 21세기의 한국에서 사는 이상 군대라는 장애물이 있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 확실한 건 7월까지는 안 간다는 거. 휴학도 개인 사정상 없을테고, 학교를 계속 다닐 것이다. 공부의 방향은 아직 잘 모르겠다. 아마, 다음 학기에 사회학을 집적대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해질 것 같다. 다만 확실한 것은 상아탑에 갇히지 않는 학문, 실력을 위한 학문, 현실을 바꾸기 위한 학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학교 커리큘럼에 갇히지 않는 자율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에 그칠 것인가. 아니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면 사람이 필요할 것이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게 혼자서 가능하지는 않겠지. 조금 더 노력하자.
  자, 이제 새해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