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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또 악몽을 꾸다 깨어났다. 요즘에는 낮잠이나, 밤잠이나 악몽 투성이다. 깨어나는 것 역시 그 악몽의 끝에 다다랐을 때야 겨우. 방금 전에는 중학교 때의 제도권 교육으로 돌아가 사회 시험을 앞두고 있었는데, 당연히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기에 당황하며 책을 들추다가 실격 당했다. 왜 그럴까. 기억이 뒤죽박죽, 꿈이 허무맹랑하다는 것은 나도 안다. 분명히 수학 선생님이 사회 선생님으로 꿈에 나왔다. 떨어진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니 성장통도 아니다. 뭐지, 이건. 항상 머리만 아프고 속만 쓰리다.
또 꿈 속에서 여자에게 버림 받았다.
내가 느끼는 '불안'의 실체를 조금이나마 파악하게 되었다. 나름 스스로 파악해보려고 읽었던 알랭 드 보통의 "불안"에서는 알 수 없었지만, 오랫동안 '설레며' 기다려 왔던 김규항의 "나는 왜 불온한가"를 읽음으로써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원인은 '파시즘'이다. 좀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파시즘이 우리들에게 강요하는 '대열'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 '엘리트', '성공' 따위의 말과 함께 대열은 강요되어 왔다. 그게 좋은 것이라고, 당연한 것이라고 주입되어 왔다. 그 대열에서 이탈하면, 인생의 낙오자가 된다고, 패배자가 된다고, 주입해 왔다. 그래서 파시즘은 우리로 하여금 성공과 엘리트를 꿈꾸며, 부와 명예를 꿈꾸며,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가기만을 강요해왔다. 나 역시 그로..
저널 취재 겸 사당역 근처에 있는 '책창고'라는 헌책방에 갔었다. 취재를 시작하기도 전에 지난 몇 달간 눈독 들이던 '문화이론과 문화연구'가 눈에 보이길래 취재가 끝나자마자 집어들었다. 나온지 15년이 된 헌 책임에도 불구하고, 5,000원이라는 가격이 부담이 되어 결국 놓고 나왔다가, 아무래도 후회가 될 것 같아 다시 들어가 샀는데 4,000원만 달라길래 횡재했다는 생각을 했다. 갑자기 헌 책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 욕망이 불타오른다. 이 참에 새 책방보다 헌 책방에 가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뭐 원래는 안 그랬겠냐마는 인생이 며칠 사이에 '막장'이 되어버린 기분이다. 금요일 S Party 취재하고 건대에서 술 마시고 노래방 가고 밤새고, 집으로 안 가고 학교 가서 사회학술부 모임 하고, 집에 왔다가 다음날 오후 학회 사람들이랑 월미도 놀러 갔다가 결국 녹두에서 밤새 술 마시고 첫 차 타고 집에 들어오고, 월요일 아침에 조금 자고 일어나 학교 와서 신준위 회의하고 저널 회의하고, 또 조금 자고 일어나서 화요일 아침에 수강신청하고 9시까지 신환회 하러 가서 결국 또 녹두에서 밤새 술 마시고 노래방 갔다가 첫 차 타고 들어오고. 일어나서 좀 있었더니 밤이다. 인생 막장인가. 엄청 피곤하다. 며칠 간 누적된 피로가 몰려오는 것일까. 너무 무리하는 것 같다. 이러다 내 '자신'을 잃어버릴지도. 솔직히..
월 화 수 목 금 9 철학개론 철학개론 정경입문 10 11 야구 불권사 12 1 한국현대사의이해 한국현대사의이해 미술론입문 2 경제사 미시 경제사 미시 3 수강신청 전날까지 독강하기 싫어서 어리버리하게 있다가 결국 버라이어티하게 짰다. 지덕체가 모두 갖추어져 있고, 내 관심분야가 다 들어가서 내게는 가장 이상적인 시간표일 듯. 다만 20학점이라는 게 매우 압박. 나름 공강이 있어서 수업 듣는 건 힘들지 않을 것 같은데 내용을 다 따라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 걱정되는 것 있다면 댓글 바람. 2학점이나 1학점 교양들은 뺄 용의도 있고. 대학국어 못 듣는 것은 에러. 이번에 학교 측 입장 들어보니 '1학년때 교양필수 과목인데 안 들었으니 니 탓'이래니 대략난감. 아 결국 졸업 학기에 들어야 하는 신세인 건가...
그냥, 침대에 누워 엠피로 라디오스타 봤는데 최정윤이 취하는 장면 보면서 문득 '취하고 싶어지더라. 보면서 잠시 생각해보니 난 지금까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적이 없더라구. 매 술자리마다 조금만 마시거나, 많이 마시더라도 천천히 마시거나, 마시다가 '어느 정도'에서 그치거나. '나는 감정이 없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스스로 주장하며 마치 나 혼자 '감정'이 살아있는 척 하지만, 항상 술 마실때면 '이성'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고 어느 정도 선에서 '절제'해 왔다. 결국 난 '감정'에 충실한 짐승이기보다는 기계에 가까운건가. 항상 절제하는 모습만을 보였는지, 대학 사람들은 대부분 내가 술을 '전혀' 못 마시거나, '조금'밖에 못 마시는 줄 안다. 그런데 고등학교 친구들은 내가 술이 '세다'고 말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