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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PL에서는 매 시즌을 07/08 같은 방식으로 표시하곤 한다. 매년 8월 경 시작된 시즌이 다음 해 5월 경 끝나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으면서 포스트 제목으로 차용하기에 적절하지 않을까. 그래. 그렇다. 2007년이 가고, 2008년이 온다. '멈추지 않는 성장통은 언제나 아프다.'라는 표제를 달았던 이 블로그는 이제 당분간, 혹 영원히 'zeno(w)here'라는 표제를 달고 존속할 것이다. 한 해를 회고하기에는 아직 내 나이가 너무 어리다. 한국 나이로 스무살, 보편 나이로는 열 아홉에 갓 접어들었으면서 '올해 한해는 어땠지...' 하면서 토로 혹은 회고하기에는 내가 너무 젊다. 하지만 포스트 제목을 이렇게 달아 놓고서 지난 한 해를 전혀 쌩까겠다는 건 낚시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니 조금 써볼까. ..
오랫만에 근황을 전하고자 합니다. 사실 뭐 몇 분이나 궁금해하실지는 모르겠지만 - 평소 온갖 잡글을 생산해 냄에도 불구하고 리플이 매우 적죠. - 그래도 몇 자 적자면, 일단 계절학기를 듣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 프랑스어를 구사하지 못해 너무도 많이 짜증났었기에 공부하고 있습니다. 뭐 그래봤자 수업만 들을 뿐 예습, 복습을 전혀 하지 않고 있긴 하지만요. 수업 때마다 해야지, 해야지 마음은 먹는데 수업만 끝나면 허물어지더라고요. 그리고 남는 시간엔 놀면서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딱히 기쁘지도, 행복하지도 않긴 하지만 공부가 너무 하기 싫어서요. 그래도 새해가 되면 하지 싶습니다. 오늘 밤 일을 계기로 조금 반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아, 그러고보니 사람들도 만나고 있군요. 책은 그냥 별 생각 없이..
몇 주전, 아주 행복한 꿈을 하나 꿨다. 어느 대형마트에서 아는 형을 만났는데, 그 형이 어느 여성을 소개시켜준 것이다. 키도 크고, 연예인처럼 아주 예쁘고, 수수하고, 머리도 길고(!), 눈웃음이 정말 작살인, 그런 사람이었다. 처음 본 것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살갑게 굴고. (무려 내 팔을 붙잡고 머리까지 기댔다!) 아마 태어나서 그렇게 황홀하고 행복했던 꿈은 처음인 것 같다. 하지만 깨고 나니 허탈감은 더욱 심했다. 현실과 너무나도 유리되어 있으니까.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나, 쳇. 그러다 그저께 또 꿈을 하나 꿨다. 야영을 갔다가 만나게 된 어느 여성 - 이 분은 갈색으로 염색한 긴머리에 역시 눈웃음이 아주 예뻤다. - 이었는데, 순식간에 관계가 전개되어 무려 '자기'라는 소리까지 듣게 되었다. ..
딱 한 달 남았다. 결코 오지 않을 것 같던 스무살은 혹독하게 다가왔고, 이젠 내게서 떠나려 하고 있다. 그 한 해 동안, 성장통은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낙엽을 떨어뜨리던 그 강한 찬바람과 함께 뼛속에 스며들고 있다. 그래서 아프고, 더 아프다. 망망대해 한가운데 있는 기분이다. 물론 혼자. 나름 빠져나가려고 노력하는데 영 어렵다. 로빈슨 크루소의 마음이랄까? 한 달 뒤면 스물한살이다. 본격적인 20대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어린애처럼 굴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그렇게 스러져가겠지. 모르겠다. 이번 겨울이 어떻게 될 지. 내년은 또 어떻게 될지. 그 이후, 내 삶이 어떻게 될지는.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낼 뿐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고작 게임 하나를 삶의 낙 삼아 지내고, 이에 중독되어 ..
어젯밤 티비를 이리저리 돌리다 '공부의 신'이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파일럿 혹은 추석 특집용 프로그램이었다. 내용은 말 그대로 '공부의 신'이라 불리는 사람이 공부 못/안 하는 학생을 도와 성적을 올리는 것. 뭐, 나쁘지 않다. '학벌사회' 대한민국에서는. 아마 부모가 그 프로그램을 본 집들은 난리가 났을 것이다. 애들 보고 공부 좀 하라고. 그걸 본 학생들은 두 분류로 나뉘었을 것이다. 하필이면 연휴 초에 저런 걸 방영햔 MBC를 욕하거나, 프로그램에 자극 받아서 공부를 하거나. 하지만 중요한 문제 제기가 빠졌다. '왜' 공부를 해야하지? 한국 사회에서 이 물음은 어찌보면 제기될 필요도 없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좋은 대학에 가야 하니까.' 그렇다면 '왜' 좋은 대학에 가야하지? 이에 대한 답 역시 자..
한때 많이 써먹던 말이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났다. 그만큼 오늘 감정이 급변해서 였을까. 아침엔 늦잠을 자 기분이 안 좋았다가 점심은 가든웤이 사줘서 좋았다가 그 전후로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싸증이 났다가 드디어 수업 내용을 조금 알 수 있는 것 같아서 살짝 좋아지다가 다시 도통 모르는 얘기 뿐이라 기분이 나빠졌다가 도서관에 갔더니 장정일 삼국지가 검색되기에 좋아라 했다가 서고에 없어서 기분이 또 급상하고 뒤를 돌아봤다가 김소진 소설을 발견해서 다시 좋아졌다가 자리에 앉아서 공부를 하려니 피곤해서 기분이 또 다운되었다가 자고 일어났는데도 피곤해서 더 다운되다가 긴장했던 저녁 대접을 무사히 마쳐서 오늘 중 기분이 가장 좋아졌다가 집에 와서 공부 하려던걸 못해서 완전 나빠지고 - 이 과정..
마냥 괜찮다고만은 할 수 없겠지만은, 그렇다고 바보처럼 막 죽을 것 같이 아프거나 괴롭진 않아요. 뭐 그렇다고 거짓 되게 마냥 쿨한 것만은 아니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뭐 어쩔 수 없죠, 전 그냥 이런 저를 바꾸고 싶진 않아요, 헤헷. 그래도 당신이 밉거나 화가 난다거나 싫다거나 하는 건 전혀 아니랍니다. 진심으로. 그러니까 부디 혹시라도 피하거나, 미안해하거나, 자책하거나 그러지 말아요. 난 괜찮으니까요. 지금 이 관계만으로도. 행복하세요! : )
현대인들은 행복을 연기한다. 열심히 일하고, 또 일하고, 또 일하면서, 행복을 누리는 것을 연기한다. 그리고는 말한다. "더 나은 행복을 위해서"라고. 그렇다면 과연 그 끝은 어디일까? 아마 죽음 혹은 퇴직 후 닥쳐오는 허무와 괴로움 뿐일 것이다. 그렇지만 현대인은 바쁘다. 그리고 '나' 주변에 '모든 사람들'은 바쁘게 달려간다. 그래서 나도 어쩔 수 없이 끌려 가듯이 바쁘게 살아간다. 그렇게, '행복'을 위해 시작된 레이스는 '끝 없는' 행복을 갈구하는 '욕망의 꼬리 물기'로 이어져 그치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를 동경한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그런 현대인을 풍자하면서 일견 '건강한 삶'을 제시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그러나 과연 정말 그럴까? 주인공 '앤디'는 어느덧 '미..
미 심리학자들 효과 입증…매일 3가지 좋은 일 생각하기 ‘행복해지는 방법은 있다.’ 최근 미국에서 심리학자들이 과학적 연구를 통해 얻어가는 결론이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행복방법론’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흔히들 공허한 철학적 해법이라고 치부하는 이런저런 행복 수칙들이 실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과학자들이 조금씩 입증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사고를 하면 행복감이 올라가고, 행복은 목표 달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추구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결론 내려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마틴 셀리그먼 교수팀이 실시하는 ‘매일 세 가지 좋은 일 생각하기’ 실험은 그 한 예다. 실험에 참여한 동기부여 강사 캐럴라인 애덤스 밀러(44)는 매일 밤 그날 일어난 좋은 일 세 가지..
내 꿈은 '세계정복'이었다. 물론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난 한국이 무시받는게, 알려지지 않은게 너무 싫고 억울했다. 그래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한국적 가치, 예를 들자면 한국어, 로 전세계를 통합하는 것이 내가 바라는 세계정복이라고 말하곤 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 생각이 바뀌었다. '정복'이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군사주의가 싫었다. 예전부터 막연히 싫어하던 군사주의를 언제부턴가 아예 혐오 증오하게 되었다. 내 꿈은 '이상사회의 실현'이다. 물론 불가능하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불가능하니까 '이상'이라고 하는 것이다. 알면서도 부딪히고자 한다. 사실 겁이 난다. 청운지지가 중간에 꺾여 버릴까봐, 힘들까봐 두렵다. 하지만 꿈을 포기하려면 아쉽다. 집착하게 된다. 그래서 난 꿈을 포기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