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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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시험

zeno 2009. 5. 17. 17:46
  사실 이 곳에서의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 성적표에 기재는 되겠지만, 외국에서 받은 점수인 탓에 평점 계산에 안 들어가기 때문. 외국 유학시 강조점을 둘 수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결정된 바도 없고, 경제학을 대학원 전공으로 삼는 것이 여전히 석연치 않은 탓에, 유효하지 않다. 결국 '아, 역시 나는 미국에서야 통하는군'이라는 자기만족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일터.
  솔직히 말해서 겁에 질렸던 것 같다.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안 받은/는 것은 아니니까. 다시 생각해보면 꽤나 웃긴 일이다. 현재 한국의 문제 중 하나를, 특히 또래의 문제 중 하나를 '겁에 질렸다'라고 판단해 놓고 - 물론 우석훈 등의 고찰에 기인했다. - 나 역시 그 덫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니.
  고작 이런 것에 겁먹지 않겠다. 어떻게 보면 현재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을 겁의 덫으로 몰아넣는 것과 똑같은 상황인데, 여기서 자유로울 수 있느냐가 아마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의 가능성에 대한 나침반 역할을 해줄 듯하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의연하게 대처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비겁한 도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쉽게 말해서, 늘 그래왔듯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다만 '노력'을 더하여. 차마 마음에 걸려서 '최선'이라는 극단적인 말은 못 쓰겠다. 내가 선택했으니 그 책임도 오롯이 나의 몫. 사실 이것이야말로 가장 큰 '시험'일 것이다. 근성보다 더 본질적인 의지의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