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상 (284)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는 밝게 살테다. 메롱. 우울아, 안녕!
'나 너 좋아해'라는 말은 쉽게 하지 말지어다. 고백은 일상적이다. 정치인의 정치 자금에 대한 고백, 성당의 신부에게 하는 고해 성사, 좋아하는 사람에게 하는 사랑 고백. 그 중 내가 그나마 접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고백은 맨 후자다. 이 고백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순간 격정에 휩싸이게 만든다. 갑자기 심장이 두 배 쯤 빨리 뛰고, 얼굴이 화끈거리며, 어찌해야할지 모를 당혹감을 느끼게 하고, 입이 착착 말라붙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만약 그 고백이 서로간에 좋은 결실을 맺는다면 다행이지만, 불행히도 대부분의 경우에 이런 고백은 새드 엔딩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한창 기숙사 내에서의 메이트들과의 불편한 동거, 반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과의 뻘쭘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
너무 힘들다. 갑자기 상황이 급변하는 탓일까. 가깝다고 생각했던 사람들과의 거리도 멀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 같고, 갑자기 선택의 문제가 닥쳐오고, 포기해야 하는 일이 등장하고, 몸은 계속 축나고, 신경은 곤두서고. 그냥 다 잊고 침잠하고 싶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아무럼 꾸밈없이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다. 그러나 알아버렸다. 아무리 내가 가감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하더라도 상대는 그리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는 것을. 내가 세상을 지나치게 낙천적으로, 혹은 비현실적으로 본 탓이겠지. 하지만 조금이나마 꾸며 말하기도 지쳤다. 조금 더 곧게, 조금 더 진실하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비뚤어진 나의 자존심 때문일까, 아니면 정말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잘못된 것일까, 양자 모두의 잘못일까. 다시 돌아갈..
드디어 영화 '킹콩'을 '다' 봤다. 굳이 '다'라는 글자에 따옴표까지 붙인 이유는 말 그대로 전편을 다 보았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 킹콩이 작년에 나온뒤로 앞 부분 - 킹콩이 살고 있는 해골섬에 인간들이 도착하기 까지의 시간 - 은 꽤나 여러번 봤다. 그래서 뒷 부분은 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고전이기에 내용을 안다는 이유로 보지 않았고, 차일피일 미루다 무려 2007년 여름에 이르렀다. 사실 포스트 제목에서처럼 오늘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부분은 '킹콩 같은 사랑'이다. 사실 우리의 주인공 '콩!'은 영화 속에서 무려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그저 울부짖을 뿐. 그래서 '사랑'이라는 말을 붙이기에 부적절할지도 모른다. 말을 한다, 혹은 하지 않는다, 울부짖는다 따위의 묘사..
여성은 불가해한 존재다. 적어도 현재의 '나'라는 사람에게는 '남성'보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다. 따지고 보면 내 고민의 절반 이상이 여성과 관련되어 있다. (그렇다고 내 고민의 절반 이상이 '연애'라고는 오해하지 말라. -_-) 이거, 극복할 수 있을까?
아이스 와인을 아세요? 오랫만에 마셨더니 달콤해서 좋네요. 겨우 몇 모금 마셨을 뿐인데 나른해지는 이 기분이란. 아무 것도 하기 싫게 만든달까요. 그래서 글도 이렇게 쓰게 되었구요. 보통 레드 와인이나 화이트 와인보단 조금 비쌀지 몰라도, 저처럼 왠만한 와인은 셔서 못 마시겠다는 초보자에게는 괜찮을 듯 하군요. 디저트로 마시는 와인이니 다른 것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구요. 같이, 드실까요? : )
결혼을 했다. 한 때 좋아했던 그녀와. 처음에는 그 사실만으로도 너무도 행복했다. 꽤나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일이 현실화된 것이니까. 하지만 문제는 처음부터 터져나왔다. 하나의 완전한 사회인이 아닌 학생으로서 '유부남'이 된다는 것은 학교 내외의 많은 사람들로부터의 이상한 시선, 차별 등을 받아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내 사고나 행동 수준은 결혼 이전의 수준에 머물러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이라는 것은 나와 내 주변의 다른 사람들 사이에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 되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난 예전에 하던 것처럼 이성들에게 장난을 쳤지만, 그게 그들이 보기에는 내가 배우자에 대한 의무를 저버리는 것으로 비춰졌기에 그들은 날 피했다. 그래서 난 동성들과만 놀 수 밖에 없었고, 그들마저 '유부남'인..
스킨에 손을 좀 댔다. 오랫만에 사진을 올리려니 오른쪽이 잘리길래. 폭을 늘리는 김에 확 늘렸더니 꽤나 보기 흉측한 것 같다. 하지만 내 능력으로는 보기 좋으면서도 사진도 내 마음에 드는 크기로 올리는 방법이 없다! 아는 분은 답글 좀... 사실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 적절한 폭을 모르겠다. 지금 현재 폭 1200픽셀인데 이 정도 충분히 좌우 스크롤 이동 없이 보시는지, 아니라면 몇 정도로 줄이는 게 좋을런지. 개인적으로 현재 1200픽셀이 마음에 든다. 내 화면에 꽉 들어차기 때문이랄까. 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대략 1000픽셀 정도가 일반적인 컴퓨터 유저가 좌우 스크롤 이동 없이 편리하게 한 눈에 볼 수 있는 화면의 폭의 한계다. 이에 대해서도 답글 좀...
특별한 일정이 있지 않은 일요일을 앞둔 토요일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가는 마법의 날이다.
안녕? 난 엽서라고 해. 왜 이름이 그렇냐고? 어쩌겠어. 난 그냥 암스테르담의 안네 프랑크 하우스에서 똑같이 생긴 친구들과 함께 팔리던 수많은 엽서들의 하나인 걸. 내가 오늘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한번 내 여행기를 들어보라는 거야. 어때, 한번 들어볼래? 작년 어느 여름날이었어. 한 6월 26일 쯤 됐나? 친구들과 함께 바깥 세상을 보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나였는데, 어떤 남자가 날 집어들고 밖으로 나온거야. 그 날부터 나의 여행은 시작됐지. 그 남자는 유럽 배낭여행을 하던 한국인이었어. 나는 그를 따라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등등 여러 나라들을 거치다 결국 그의 모국이라는 한국에 들어왔지. 그러고 한 1년 쯤? 그 남자의 방에 다른 엽서 친구들과 함께 고이 모셔져 있었어. 간혹 그 남자는 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