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힘들다. 본문

저널 / Zenol

힘들다.

zeno 2007. 8. 31. 00:32

  너무 힘들다. 갑자기 상황이 급변하는 탓일까. 가깝다고 생각했던 사람들과의 거리도 멀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 같고, 갑자기 선택의 문제가 닥쳐오고, 포기해야 하는 일이 등장하고, 몸은 계속 축나고, 신경은 곤두서고.

  그냥 다 잊고 침잠하고 싶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아무럼 꾸밈없이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다. 그러나 알아버렸다. 아무리 내가 가감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하더라도 상대는 그리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는 것을. 내가 세상을 지나치게 낙천적으로, 혹은 비현실적으로 본 탓이겠지. 하지만 조금이나마 꾸며 말하기도 지쳤다. 조금 더 곧게, 조금 더 진실하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비뚤어진 나의 자존심 때문일까, 아니면 정말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잘못된 것일까, 양자 모두의 잘못일까.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니, 다시 '평범'해질 수 있을까.

  언제부턴가 반의식적으로 하던 행동이 습관화되어버렸다. 쉬이 돌이켜지지 않는다. 다시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것처럼 '평범'해질 수 있을까. '조홍진'이란 분자화된 개인이 아닌 881019로 시작되는 인식 번호로 취급되는 유기체의 세포로 바뀔 수 있을까.

  아,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