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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 편의 영화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내게는 이 그러하다. 단 하나의 대사. "왜 그랬어요?" 이미 끝나버린 일을 놓고 왜 그랬냐고 상대에게 힐난하듯이 묻는 이 말은 그야말로 덧없다. 그래서 이병헌은 이 말만을 반복하며 죽어갔다. 스스로의 과거를 생각하지 못하고 타인에게서만 자신에게 벌어진 일의 원인을 찾으려는 이 말은, 아무런 답도 안겨주지 못한다. 그래서 삶이 바뀌었다. 다른 사람에게 이유를 묻기보다는 스스로에게서 답을 찾으려고 했다. 물론 그게 아직까지 몸에 다 배지는 못했다. 아직까지도 "왜 그랬어요?"라고 묻고 싶은 사람이 여럿 있다. 하지만 물어선 안 된다. 물어봤자 원하는 답을 들을 수도 없고, 관계만 어색해질 뿐이다. 그래서 그 물음은 속으로 삼켜져야만 한다. 울음이 그렇듯이...
저를 순결한 근본주의자로 아는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 아닌가? 아니면 난 순결한 근본주의자 맞나? - 전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어려운 사람은 아니에요. 오늘 축하해줘서 다들 고마워요. 일일이 만나서 고맙다고 이야기를 못 하니까, 이 곳에서라도. 그래도 여러분들 덕분에 이렇게 살지 아니면 어디서 힘을 얻어서 살겠어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
보는 여자마다 예뻐 죽겠어요, 로 포스트를 올리라는 애독자의 요청을 받았습니다. 요즘 Moquibreaker, 한국어로 '모기브레이커'로 살고 있습니다. 권지용이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CD브레이커Heartbreaker라면, 전 모기들을 상대하는 모기브레이커인 거죠. 사실 지난 추석 때 가을 모기들 때문에 잠을 설치다 못해 당일날 몸살로 앓았어요. 그날 이후 2000년대 들어 미국의 행동으로부터 배운 '모기와의 전쟁', 즉 제 나름의 성전 - 지하드 - 을 시작했죠. 그러다가 그저께, 그러니까 일요일 밤에만 10마리를 잡는 쾌거를 기록하고, 스스로 모기브레이커의 칭호를 수여하였습니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한 마리 잡았네요. 가을 모기가 다 사라질 때까지 이 영예를 누려야겠네요. 웬만하면 불가의 가르..
요즘 상태가 왜 이런가 했는데 아무래도 아노미anomie인가 보다.
40여년 전, 서유럽에서는 '서른살 이상은 믿지 마라'를 비롯한 여러 가지 구호를 내걸고 대학생들이 사회 변화를 요구하며 거리로 뛰쳐나온 일이 있었습니다. 네, 바로 '68혁명'입니다. '혁명'이라는 거창하고 비장한 이름을 붙이기에는 너무나도 턱없이 질러대기만 했던 그/녀들의 움직임은 이후 서유럽의 문화를 바꿨다고 일컬어집니다. '바리케이트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던 도 이제 새로운 화두로서의 생명력을 점차 잃어가는 듯합니다. 그 말이 먹히기에는 당사자들이 너무 책을 안 읽던가, 너무 겁에 질려있던가, 혹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겠죠. 그 와중에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를 넘었다고 합니다. 20대가 놀 곳이 너무 없습니다. 카페, 술집, 야구장, 엠티, 해외여행. 이외에 20..
임시연습장 : "돈과 말" - 폴라니를 보면서 느낀 건데 화폐와 금융이라는 주제는 '경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꽤나 중요하다. 이번 가을, 금융경제사 세미나를 생각하기도 했었던 이유다. 소위 진보/좌파 진영에서 화폐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데에도 적극 동의한다.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 요즘 세상에서 텍스트보다 이미지가 어필하기에 효과적임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사례다. 다만 동성'연'애자라고 표기하는 등 오류가 눈에 거슬린다. 하지만 정말 재밌게 잘 만들었다. 다큐멘터리 제작소 : "지금, [개청춘]을 보고 싶다면? 공동체상영!" - '개청춘'이라는 이름으로 최근 한국의 20대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한윤형의 리뷰를 보고 관심이 생겼고, 우석훈이 요..
Talitha Koum : "첫번째 쪽글 - 좌파로 살고싶다" "2번째 쪽글" 내가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 것이 아닌가 싶어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으로부터 나와 같은 생각을 보게 되어 깜짝 놀랬다. 그가 부디 평생 "좌파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살면서도 행복하"길 바란다. 아, 물론 나도. 지금까지 한동안 휴머니스트를 자처해왔던 스스로가 안티-휴머니스트임을 깨달았다. 극히 편협하고 꼬여 있으며, 편향되어 있다. 이제 비-합리주의를 접해야 할 단계인가?
How many cuts should I repeat? : "[딴지일보] 본격 정치평론 : 2PM 재범이 남기고 간 것" "[딴지일보] 변희재의 논변 검증 (1)" "허경영의 콜 미, 그리고 콘서트" WALLFLOWER : "정운찬 총리 후보 지명과 좌파의 재정립" allestelle.net : "공부하기, 배우기, 글쓰기" "발제와 원서 강독에 관하여"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무한한 걱정과 함께 가을 속의 수강신청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수강신청을 이제 다 못 하는 것은 이번이 졸업학기인 까닭이요 졸업 후는 막막한 까닭이요 이미 나의 청춘이 다한 까닭입니다 졸업 하나에 새내기 시절과 졸업 하나에 교수와 졸업 하나에 패배한 학점과 졸업 하나에 클릭질과 졸업 하나에 진로와 졸업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졸업 하나에 잉여로운 후회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1학년 때 땡땡이를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악한 선배들의 이름과 벌써 대학원생이 된 동기 계집애들의 이름과 찌질한 남자 동기들의 이름과 학생회관식당, 자하연, 간이식당, 까페소반, 투썸플레이스, 만리장성 이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