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진중권 (14)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조홍진 기자 / zeno@snu.ac.kr 사진 정원일 기자 / jwi820@snu.ac.kr 바야흐로 ‘지식’의 시대다. 이제 상품이 된 지식은 인터넷상의 시장에서 버젓이 거래된다. ‘수유+너머’ 같은 연구공간은 대중과 유리된 지식인이 되기를 거부하는 선언을 했다. 대중이 지식의 소비자와 생산자의 역할을 모두 담당하고 새로운 지식 체계를 만드는 ‘대중지성’이 일컬어진다. 한국의 우수한 인터넷 인프라는 네티즌이라는 새로운 집단을 탄생시켜 각자가 자신의 지식을 표출할 수 있게 했다. 그 중에는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색깔을 갖추어가며 ‘사이버 논객’의 명성을 쌓아 나가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여론을 이끌고, 지식을 보급하는 소임을 담당하는 지식인들의 역할 역시 아직도 요청된다. 각자의 입장에서 여론..
p. 142 무정부주의는 예술, 해방을 위한 영감의 원천이다. 지나치게 급진적인 비판은 당장 가능한 개혁조차 우습게 보고, 그 결과 본의 아니게 현상(status quo) 유지에 복무하는 결과를 낳을 수가 있다. p. 192 포스트모던의 유행이 사르트르의 지식인을 죽여놓았다. 그러니 게으른 자들의 반발을 무릅쓰면서까지 굳이 민중을 대변하는 지식인을 부활시킬 필요는 없다. 그들은 무덤 속에서 자게 내버려두자. 그래, 이제 지식인을 민중을 대변할 필요 없다. 이제는 민중도 다들 똑똑해져서 자기 표현을 하는 데 굳이 지식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니 지식인도 굳이 민중을 위해 희생할 필요는 없다. 더더군다나 그들을 책임질 필요도 없다. 그러니 이제 딱 하나, 자기만 책임지면 될 일이다. 그 정도는 할 수 ..
p. 26 그들(극우파)이 북한의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는 유일한 이유는 자기들의 광신적 반공주의를 심오한 인류애로 미화하기 위해서다. p. 88 지나친 개인주의는 그 반대편에 있는 균형 추로 전체주의적 열망을 요구하는 병이다. 가령 이기적 동기를 위해 살아가는 외로운 단자들, 이들도 한편에선 타인과 공유할 공통의 가치를 열망한다. 그리하여 자기들의 이기적 삶에 의미를 부여해줄 어떤 공통의 목표를 찾으려 할 때, 이들은 아무 생각없이 실존주의에서 곧바로 국가주의로 '도약'을 해버린다. p. 95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이념'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다. 그래서 하나의 이념이 좌초했다고 그로써 삶의 전 의미를 잃지 않는다.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기가 속한 집단에 함몰되지 말고 거기에 대해 항상 비판적 거..
진중권의 '호모 코레아니쿠스'를 읽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에 책 제목을 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아, 이 사람, 팔릴만한 자극적인 제목으로 책 내놨군'이라는 생각에 내용은 궁금하면서도 선뜻 읽기가 꺼려지던 터였다. 그러나 다음 주에 인터뷰가 잡힌 탓에 최신작부터 읽어보기 시작했는데, 이거, 물건이다! 사실 지금까지 듣고 듣고 또 들어오던 내용들이기는 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소위 진보적 지식인이라는 이들이 줄창 써대도 세상이 바뀌지 않으니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또 할 수 밖에. 각설하고, 책 초반부인 35, 36쪽 양 쪽에 걸쳐서 나오는 은행들의 극기 훈련 양태는 충격적이다. 그의 지적마따나 정말 저래서 창의성은 무슨 창의성이 나오겠는가! 그저 한국의 조직 문화에 익숙한 '기계'들만이 양산될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