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상 (284)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플루에 걸렸습니다. 어제 오후부터 갑자기 아파서 밤에 병원 응급실에 갔더니 확진 검사 받을 필요도 없이 플루 맞는 것 같다면서 타미플루를 주더군요. 그래서 약을 받아 집 앞 모텔에 와 있습니다. 동생이 다음 주에 수능을 치는 재수생이라 혹시 집에 있다가 옮기기라도 할까봐 이거 지금까지 걸려본 감기 중에서 가장 독하긴 한 것 같네요. 뭐 그래도 약 먹고 하룻밤 보내니 좀 많이 나아진 것 같네요. 블로그의 진입장벽을 낮추려고 생각하던 터에 이런 글로 그 일을 시작하게 됐네요. 모쪼록 건강 유의하세요. 정말 아프긴 해요.
(블로고스피어에서 적극적으로 논쟁에 개입하는 것을 포함한 의미의) 블로깅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한다. 하지만 논쟁만 벌어졌다 하면 난무하는 인신공격과 난해한 논리전개, 증오와 저주, 상대에 대한 무시, 이상의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는 '드립'을 보며 극심한 피로를 느낀다. 그래서 더이상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나만의 문제인지, 많은 이들의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나만의 문제라면 그런 자극에 둔감해지면 하고 싶었던 블로깅이 가능할테고, 많은 이들의 문제라면 공론화시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물론 공론화가 지금까지 여러차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은 것이지만.) 왜 '아름다운 세계'를 소망하는 사람들이 그리도 많은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저를 순결한 근본주의자로 아는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 아닌가? 아니면 난 순결한 근본주의자 맞나? - 전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어려운 사람은 아니에요. 오늘 축하해줘서 다들 고마워요. 일일이 만나서 고맙다고 이야기를 못 하니까, 이 곳에서라도. 그래도 여러분들 덕분에 이렇게 살지 아니면 어디서 힘을 얻어서 살겠어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
몇 주 전에 탁현민에게 강의를 들었을 때, 그가 이런 요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 부모와는 5분 이상 대화하지 않는 것이 싸우지 않는 상책이라고. 세대가 다른 이상 진정한 대화는 불가능하다고. 실제로 그럴지도 모르겠다. 반년 가량 떨어져 있으면서 예전과 다르게 지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1년 전과 전혀 바뀌지 않은 듯하다. 나는 노력한다고 노력하는 건데, 상대가 바뀔 생각이 없으니, 혹은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하니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맨날 징징대지만 말고 좀 웃어볼까 싶은데 때마침 재밌는 거리가 생겼다. 1. 자승자박이다. 2. 야구 역사상 최초로 7툴 플레이어가 탄생했다. 참고 : 5툴은 뛰어난 타자의 덕목이다. (아마도) 정교한 컨택, 파워, 발, 수비, 송구. 이 모든 것을 갖춘 타자는 흔치 않다. 예를 들면, 클리블랜드의 추신수 정도. 그런데 만화가 최훈은 SK의 최정을 일컬어 6툴 플레이어라 명명했다. 그의 귀여운 베이비 페이스 탓. 그런데 그가 오늘은 SK 마지막 투수로 나서서 시속 146km의 공을 뿌렸다. 웬만한 투수보다도 빠른 공이라니, 그야말로 타자의 7번째 덕목이라 할 수 있다. 다음주 최훈 만화 SK 컷은 최정꺼다. 뺏으면 미워할거임.
입체적 경제학으로 본 우리가 사는 세상 최정규, 최민식, 허준석 매주 월요일 19:30~21:30 09년 6월 22일부터 8회 일반 150,000원 강좌 소개 본 강좌는 (후마니타스, 2009)를 교재로 하여, 기존의 경제학과는 사뭇 다른 시각으로 진행되는 경제학 강좌이다. 교재로 선택된 는 으로 대표되는 기존 경제학 교과서들이 자본주의 경제 현상의 변화와 위기를 다룰 수 없었던 한계를 넘어서고자 쓰여진 일종의 대안 교과서이다. 이 책에서는 경제학의 일반적 주제인 수요와 공급, 시장 경쟁, 인플레이션, 실업 등의 문제 등이 포괄되고 있으며, 자본주의 경제의 엄청난 역동성과 생산성, 인간 행위의 심리적 기초,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의 논리와 한계, 새로운 지식 기반 경제와 기술 변화, 계급 간의 갈..
요즘 '9 to 6'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일 때문이 아니라 시차 탓이다. 저녁 8시만 되면 쏟아지는 잠 때문에 헤롱대기 시작하다가 잠들어서 6시 이전에 잠이 깬다. 한국 시간 저녁 8시가 미국 서부로 치면 새벽 4시 경이고, 아침 6시는 오후 2시인 탓이다. 낮잠을 자도 이 규칙이 깨지지는 않는다. 낮잠 시간까지 합하면 하루에 총 12시간도 잘 수 있다. 초저녁 잠을 극복하기 위해 일부러 불편한 곳 - 예를 들면 거실 바닥, 쇼파 위 등 - 에서 잠들어도 새벽까지 쭉 잔다. 지난 몇 년간 아침잠의 노예였던 것을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괴물같은 시차다.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다. 밤만 되면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차라리 그 때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무언가 하는 것이 낫다. 요즘은 그 시간을 어찌할..
며칠 놀다보니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사람들과 만나도 특별한 것이 없고, 이번 방학을 중요한 시기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어떤 공부를 해야할지 모르겠다. 할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제학, 프랑스어, 철학을 비롯해 하자면 한도 끝도 없이 많다. 다만 그 중에서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그 때 그 때 끌리는 것을 하면 될까. 웬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고민이다. 로드맵을 그려보려고 했는데, 블랙 아웃이다. 누가 대신 그려줬으면 좋겠는데, 마땅한 사람이 떠오르지 않는다. 제각기 살 길을 모색하기 바쁜 주변사람들에게 의존할 수도 없다. 혼자 해결해보려고 하는데 이거 원.
이름하야 정치적인 것의 섹시한 귀환.
매일 싼 잘 곳을 찾아 움직이다 보니 인터넷을 하기도 하고 못하기도 한다. 이틀 정도 만에 들어간 리더에 온갖 글이 다 수집되어 있길래 훑어보는데 김규항의 글이 참 좋았다. 나도 "대기업 그만둬도 잘 살 수 있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여자를 만나고 싶다.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큰 힘이 될 거다. 물론 그렇지 않은 상대에게 그러기를 강제로 요구할 수는 없지. 애초에 그런 사람을 만났으면, 하고 바랄 수 밖에. 상대를 바꾸려는 노력은 분명 가치 있는 행위이지만 지나친 기대를 할 수는 없다. 사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상대에게 저런 남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심지가 좀 더 굳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