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정체성 (3)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참을성이라는 건 어떻게 하면 길러질까. 이젠 좀 길러졌나 싶었는데, 또 아니네. 괜히 혼자 조바심내고, 기다리고, 원망하고, 아쉬워하고, 걱정하게 되고. 아직도 '개인성'이라는 것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글을 하나 신나게 쓰다가 접었다. 내 글의 의도는 아니지만, 그것을 비판으로 받아들일 것 같은 사람들이 마음에 걸려서. 이걸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보다 글밥먹고 사는 건 참 어려운 일 같다. 지금은 꿈꾸기만 하는 건데 이 정도라니. 어제 문득 깨달았다. 나는 허세 덩어리. 그렇다고 장근석처럼 간지가 나지는 않는구나. 하지만 뭐, 이 허세라는 녀석은 좀처럼 떨어지지도 않고, 사실 그렇게 버리고 싶은 생각도 없고. 이미 내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는데 어찌 '너 싫어'라고 할 수 있겠..
p. 142 무정부주의는 예술, 해방을 위한 영감의 원천이다. 지나치게 급진적인 비판은 당장 가능한 개혁조차 우습게 보고, 그 결과 본의 아니게 현상(status quo) 유지에 복무하는 결과를 낳을 수가 있다. p. 192 포스트모던의 유행이 사르트르의 지식인을 죽여놓았다. 그러니 게으른 자들의 반발을 무릅쓰면서까지 굳이 민중을 대변하는 지식인을 부활시킬 필요는 없다. 그들은 무덤 속에서 자게 내버려두자. 그래, 이제 지식인을 민중을 대변할 필요 없다. 이제는 민중도 다들 똑똑해져서 자기 표현을 하는 데 굳이 지식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니 지식인도 굳이 민중을 위해 희생할 필요는 없다. 더더군다나 그들을 책임질 필요도 없다. 그러니 이제 딱 하나, 자기만 책임지면 될 일이다. 그 정도는 할 수 ..
p. 26 그들(극우파)이 북한의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는 유일한 이유는 자기들의 광신적 반공주의를 심오한 인류애로 미화하기 위해서다. p. 88 지나친 개인주의는 그 반대편에 있는 균형 추로 전체주의적 열망을 요구하는 병이다. 가령 이기적 동기를 위해 살아가는 외로운 단자들, 이들도 한편에선 타인과 공유할 공통의 가치를 열망한다. 그리하여 자기들의 이기적 삶에 의미를 부여해줄 어떤 공통의 목표를 찾으려 할 때, 이들은 아무 생각없이 실존주의에서 곧바로 국가주의로 '도약'을 해버린다. p. 95 정체성을 가진 사람은 '이념'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다. 그래서 하나의 이념이 좌초했다고 그로써 삶의 전 의미를 잃지 않는다.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기가 속한 집단에 함몰되지 말고 거기에 대해 항상 비판적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