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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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피로

zeno 2009. 1. 14. 10:32
  피로하다. 이제 4일째가 되다보니 몸은 거의 적응해가는 것도 같은데, 이상하게 하루종일 피로하다. 자는 도중에 여러 번 깬 날에는 물론이고, 10시간 가량씩 깨지 않고 잔 오늘도 역시 일어나자마자 계속 피곤하다. 그렇다고 자 버리면 시차적응에도 실패하고, 밤에도 잠을 못 잘 것 같아서 버티고는 있지만, 으아, 너무 자고 싶다.
  오늘 점심부터 드디어 기숙사에서 밥이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 먹었는데, 뭐 듣던 것만큼 나쁘진 않다. 주변 사람들이 다들 처음에 한 달 정도까지 밀 플랜 변경기간에는 잘 나온다고 하지만. 근데 큰 문제가 있다! 내가 먹는 속도가 원체 느리다보니, 같이 먹는 다른 사람들 - 한국인과 외국인 포함 - 속도에 맞추다 보면 양껏 먹지 못한다. 오늘 점심도 그래서.. 먹고 나서는 괜찮다 생각했는데, 이제 좀 먹기 시작해서인지 배가 고프다. 그래서 계속 과일 까먹는 중. 조금 있으면 저녁 시간이니 뭐 많이 먹어야지. 혼자 먹으면 천천히 양껏 먹을 수 있겠지 뭐. 부페 식이다 보니 그냥 대충 그 때 그 때 골라서 먹으면 된다. 편식하더라도 그냥 음료랑 같이 먹으면 먹을만 할 듯. 이러다가 몇 주 지나면 질릴지도 모르지만.
  오래 고민하기도 싫고, 빨리 결정해야 다른 수업들을 청강할 수 있는 시간표를 정할 것 같아서 대충 정한다음 해당하는 주요 교재를 사왔다. 무려 책값만 200달러 가량. 2권 샀을 뿐인데. 카드로 결제하니 그냥 순식간에 돈이 날아가버렸다. 여기에다가 20달러 정도 주고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을 샀다. 물론 원서. 한국에서부터 명성을 익히 들어왔던 데다가 안에는 완전 새건데 누가 팔았다며 25% 할인을 해주고, 서가에 한 권 밖에 남아있지 않길래 냉큼 질렀다. 칼 폴라니의 <거대한 변형>이랑 이거라 두 권만 영어로 읽고 한국에 돌아가도 뿌듯할 것 같다. 사실 사고 싶은 책들이 여러 권 더 있었는데, 이래저래 사다간 감당 못 할 거 같아서 참고 또 참았다. 자, 문제는 이제 읽는건데, 졸리니까 솔직히 읽기 싫구나. 저녁 먹고 와서 시작해봐야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