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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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타이밍

zeno 2009. 1. 15. 03:28
  살면서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느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오늘도 딱 그런 꼴. 단잠을 자고 있었다. 간만에 기억에 남는 꿈도 꾸고. 쿠와쿠와도 나오고 노트폐인도 나오고. 7시 30분에 알람을 듣고 깼었지만, 너무 피곤해서 잠을 더 청했다. 8시 30분에 기숙사에서 마련한 캠퍼스 투어가 있었지만, 당장 졸린데 어쩔 수 없지 뭐. 그렇게 두 시간 쯤 잤을까, 누군가 문을 급하게 두드렸다. 깜짝 놀라 깨서 나가보니 어제 요청한 수리 때문에 온 것. 와서 살펴보더니 지금 부품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잠시만 기다리라며 나간 사람이 한 시간째 깜깜 무소식이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캠퍼스 투어는 시간을 한참 넘겼다. 게다가 아침 배식 시간도 끝났다. 오늘 공식적으로 할 일은 없다. 지금 또 잠들긴 밤 잠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그래서 어쩌겠는가. 깨 있는 수밖에. 어제와 같은 하루가 될 것 같다. 사실 이 곳 생활에 크게 불만은 없다. 문제는 크게 즐겁지도 않다는 것. 사실 이렇게 계속 살라 그래도 살 수는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이러다가 '히키코모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 음, 뭐 스스로 가능성을 인지는 하고 있으니 괜찮겠지만, 조심은 해야겠다. 하지만 말 - 언어 문제가 아니라 내용의 문제 - 이 통하는 사람이 영 찾기 어려우니 별로 사람을 새로 사귀고 싶지가 않다. 그냥 겁내는 걸 변명할 뿐인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