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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시간 째 화가 가라앉질 않는다. 문제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거. 추측 가능한 원인은 마지막에 들은 수업에서 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건지 모르겠다는 거랑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 상대가 번호를 잘못 알려줘서 못 만났다는 거랑 엄마가 지난 번에 보냈던 메일을 또다시 보내달라고 해서 짜증이 났다는 거 정도. 사실 다 별거 아니다. 근데 왜 이리 가라앉지가 않지. 그냥 오랫동안 쌓인게 폭발한건가. 여기 와서 처음 이러는 듯도. 사실 4시 정도까지는 일이 잘 풀리고 있었다. 수업도 괜찮게 들었고, 드디어 한국어 책들도 마음껏 빌렸고 (!), 날씨도 정말 좋았고. 상황이 급변해서 그런가 영 기분이 풀리질 않는다. 심지어 저녁을 먹고 와도! 왜 이러지. 아무래도 운동을 다녀와야겠다. 땀 좀 빼면 기분이 나아지겠..
저걸 내가 다 지킬 수 있는 건 결코 아니다. 오늘 하루는 여느 때와 같이 치밀어 오르는 짜증에 낑낑대었다. 자기 긍정을 안 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다. 정말 힘들다. 생각나도 생각하지 않고, 하고 싶어도 하지 않고, 참지 못하겠어도 참아야 하는거니까. 이거 다 할 줄 알면 진즉 잘 나갔지 이러고 있겠냐? 우석훈은 늘 20대, 혹은 10대를 거론하면서 얘네가 살아야 한다고 한다. 그 말 들으면 솔직히 '저요! 저요!' 하고 손들고 싶다. 그런데 책 내고 싶으면 A4 100매에서 150매는 글을 쓰란다. 망할. 그거 할 줄 알면 진즉 잘 나갔지 이러고 있겠냐? 언제부턴가 잠으로는 짜증과 분노를 잠재울 수 없게 되었다. 그러다가 술을 마시게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