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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종강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개강이다. 사실 힘들던 지난 학기가 끝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긴 하지만, 생각보다 그 한 달이 짧으면서도 길었다. 하루하루가 정말 빨리 갔지만, 그렇게 30여 일이 모인 한 달은 꽤나 길었다. 하루하루를 나름 충실히 살았던건가. 이제 내일이면 본격적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다. 지난 열흘 간은 '적응기간'이었다고 하면 될 것 같다. 아직 한국과의 단절, 과거와의 단절이 다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 어처구니 없게 사람이 6명이나 죽었는데 어찌 한국과 연이 끊어지겠는가! 그리고 블로그에 업로드할 생각인 지난 학기 레포트가 3개나 남아있다. - 어쨌든 물리적 시간의 흐름으로 인하여 개강을 하게 되었다. 장강의 물결은 도도하게나마 계속 흐..
후퇴, 퇴각, 은둔이란 뜻만을 갖고 있는 줄 알았던 retreat라는 단어에 '피정'이라는 뜻도 있군요. 잠시 후부터 1박 2일간 이 것으로 떠납니다. 들어온 기숙사에서 신입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라네요.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Walker Creek라는 목장에 가서 이것저것 하는데, 결국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MT랑 비슷하네요. 사람들이랑 친해지고, 기숙사 생활에 대한 이야기 듣고, 자연경관 보고 한다니까요. 내일 저녁에 돌아올 계획이라 잠시동안 히키코모리 생활을 청산할 것 같네요. 사실 지난 며칠 간의 생활은 하루종일 컴퓨터 하면서 때 되면 식당가서 밥먹고, 공적인 일 있을 때만 나가고, 정말 하루 종일 방에 있는 날은 억지로 나가서 한 시간 정도 햇볕 쬐고. -_-;;; 이 생활도 나름 편하더라..
살면서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느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오늘도 딱 그런 꼴. 단잠을 자고 있었다. 간만에 기억에 남는 꿈도 꾸고. 쿠와쿠와도 나오고 노트폐인도 나오고. 7시 30분에 알람을 듣고 깼었지만, 너무 피곤해서 잠을 더 청했다. 8시 30분에 기숙사에서 마련한 캠퍼스 투어가 있었지만, 당장 졸린데 어쩔 수 없지 뭐. 그렇게 두 시간 쯤 잤을까, 누군가 문을 급하게 두드렸다. 깜짝 놀라 깨서 나가보니 어제 요청한 수리 때문에 온 것. 와서 살펴보더니 지금 부품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잠시만 기다리라며 나간 사람이 한 시간째 깜깜 무소식이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캠퍼스 투어는 시간을 한참 넘겼다. 게다가 아침 배식 시간도 끝났다. 오늘 공식적으로 할 일은 없다. 지금 또 잠들긴 밤 잠을 걱정해야 할 처..
피로하다. 이제 4일째가 되다보니 몸은 거의 적응해가는 것도 같은데, 이상하게 하루종일 피로하다. 자는 도중에 여러 번 깬 날에는 물론이고, 10시간 가량씩 깨지 않고 잔 오늘도 역시 일어나자마자 계속 피곤하다. 그렇다고 자 버리면 시차적응에도 실패하고, 밤에도 잠을 못 잘 것 같아서 버티고는 있지만, 으아, 너무 자고 싶다. 오늘 점심부터 드디어 기숙사에서 밥이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 먹었는데, 뭐 듣던 것만큼 나쁘진 않다. 주변 사람들이 다들 처음에 한 달 정도까지 밀 플랜 변경기간에는 잘 나온다고 하지만. 근데 큰 문제가 있다! 내가 먹는 속도가 원체 느리다보니, 같이 먹는 다른 사람들 - 한국인과 외국인 포함 - 속도에 맞추다 보면 양껏 먹지 못한다. 오늘 점심도 그래서.. 먹고 나서는 괜찮다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