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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의 장기 2008년이 끝났다. '장기'라는 개념은 말 그대로 long period를 의미하는 것으로써 대표적인 사례로는 1789년부터 1914년까지를 영국의 역사학자 홉스봄이 '장기 19세기'라고 일컬은 것을 들 수 있겠다. 같은 맥락에서, 내게 2008년은 단순히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가 아니라, 2009년 1월 10일을 경계로 종료되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 이후로 사용하는 시간대가 다르고, 공간적 맥락이 전혀 다른 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생활 공간이 바뀐다고 해서 사람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리고 딱히 '새로운 각오' 같은 것을 하고 있지도 않다. 그저 나라는 인간의 삶의 궤적이 이어지되, 조금 다르게 이어지는 것일 뿐이다. 이 같은 연속적 인식은 사실 ..
JK. 내가 그를 그렇게 불렀던가.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와의 만남은 고작해야 일년여에 불과했고, 그가 내 곁을 떠난지는 벌써 2년하고도 2개월, 그동안 군대에 갔더라도 제대를 했을 시간이 흘렀다. 그는 내게 '자유'로 남아있다. 살면서 그토록 자유라는 것을 몸소 느끼게 해 준 인물이 있을까. 스스로의 삶 자체를 자유로 만들었고, 그 길을 몸소 걷다가 홀가분히 자유롭게 떠난 사람, 그가 바로 JK다. 사실 그는 학교 선생이었다. 내가 다녔던 민족사관고의 영어 교사. 2학년 때, 갑작스럽게 만나게 된 그의 교육은 말 그대로 자유, 그 자체였다. 사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교육'과 그의 교육은 다를지도 모른다. 그가 수업시간에 했던 것이라고는 에세이 집 한 권을 놓고 토론시키거나, 자유 주제로 에..
나, 제왕의 생애 - 쑤퉁 지음, 문현선 옮김/아고라 p. 294 나는 나 자신의 치명적인 나약함에 몸을 떨었다. p. 300 "... 그저께는 우리 아빠가 죽었고, 어제는 우리 둘째 형이 죽었어요.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며칠 안으로 엄마랑 나도 죽을 거래요." "그런데 왜 여길 떠나지 않는 거지? 왜 도망가지 않는 거냐?" "못 가요." 소년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엄마가 도망 못 가게 해요. 엄마가 우리는 집에 남아서 가족들의 장례를 치르고 절개와 효를 지켜야 한댔어요. 가족은 죽어도 함께 죽는 거래요." 나는 갑자기 오싹 소름이 끼쳐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오랜만에 블로그에 어떤 글을 쓸 까 고민하다가, 막상 쓰려니 자신이 없어 컴퓨터를 끄려던 차에 갑자기 불현듯 생각이 났다. 한겨레에서 이번에 하는 인터뷰 특강을 결제해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관련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이미 마감되어 있었다. 다행이었다. 사실 신청은 그저께 아침에 해두었지만, 3만원이라는 돈이 부담스러워 아직 결제를 하지 못하고 있던 터였다. 이렇게 된 김에 결국 책을 사서 볼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3만원이란 돈이 누구에게는 큰 돈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평소에 읽지도 않는 책을 사며 돈을 써대는 나로서는 일상적으로 늘 아껴야지만 미친 책 욕심을 채울 수 있기에 특강을 신청하는 것이 부담됐다. 그래서 조국 교수가 하는 특강 - 이것은 아직 마감되지 않았지만. 역시 진중권이 스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