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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익숙한 환경과 인간관계에서 단절되어 있다는 사실은 스스로를 중심으로 한 모든 것에 대해 '낯설게'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 결과물 중 하나는 스스로가 굉장히 '관념적'이라는 사실이다. 예전부터 어느 정도 인식하고는 있었지만, 역시 나의 언어는 관념적이다. 그것이 종종 일상에서의 생활에 균열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최근 결정적인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한 지인에게 내가 항상 괴로움을 겪는 이유 중에 하나로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세례를 동시에 받았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진동하게 되고, 그것이 또 다른 고통을 낳는다'는 식의 설명을 했더니, 답변은 아니나 다를까, '머리아프다'는 식이었다. 이야기는 내친 김에 비슷한 언어들의 반복적 변주가 되었다. 이에 대한 상대의 약간의 반감과 '그럼 너..
대한민국에 나보다 한국어를 잘하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많다. 대한민국에 나보다 미국어를 잘하는 사람 역시 수도 없이 많다. 대한민국에 나보다 두 언어를 동시에 잘하는 사람, 즉 위 두 집단의 교집합은 다행히도 그다지 많지 않다. 분명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국적의 소유자인 나로서는 만약 내가 이 교집합에 속한다면 bilingual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두 차집합 중 하나에 속하지 못할 바라면 - 두 차집합 모두에 속하겠다면 그건.. ㄷㄷㄷ 수학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가능할 것도 같다. 하지만 그게 교집합인 것도 같고.. 벤다이어 그램이라도 그려야 할 이야기를 말로 풀어써서 잘 이해가 안간다면 패스. - 교집합에 속하는 게 나을 것이다. 자, 그럴듯한 bilingual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