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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데미안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새는 알을 깨고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중학교 때 이후로 이 구절에 빠져 살아왔다. 항상 알을 깨고자 노력했다. 한 때는 아브락사스의 의미를 깨달았노라고 자부하고 살아왔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전혀 모르겠다. 솔직히 알을 깨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언제부턴가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 조심스러워졌다. 가장 사적인 공간인 이 곳에 스스로 공적인 의미를 부여하면서부터인 것 같다. 즉, 내 글에 책임을 진다는 것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패기를 잃은 것일 수도 있고, 표현의 자유라는 권리에 따르는 의무를 버거워한 탓일 수도 있다. 매 순간 모든 것을 새로이 시작하는 기분이다. 믿어왔던 것, 지향해왔던 것, 행동해왔던 것, 이 모든 ..
살아 보려고 노력 중이다. 아니, 살아 내려고 노력중이다. 스스로 만들어낸 괴상한 자살불가론 때문에라도 자살 같은 건 생각할 수 없다. 아무리 삶이란 존재가 나를 엿먹여도 살아 내는 수 밖에 없다. 사실 삶이란 녀석이 골탕을 먹일 때마다 그에 저항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방법이란 결국 스스로의 목숨을 끊는 수 밖에 없다 - 내 삶을 낭비하든, 성공만을 바라며 일로매진하여 살든, 어떤 형태로든 살아간다는 건 결국 삶이란 녀석에게 종속된 것 아닌가 - 고 생각되지만, 그야말로 바로 그 녀석이 노리는 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기존에 생각해 오던 자살불가론 - 내가 이 나이에 죽는다면 주변 사람들이 죄책감을 느끼며 슬퍼하지 않겠는가! - 때문에라도 죽을 수가 없다. 그래서 살아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