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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제 한 인문사회과학서점에서 책을 구경하다가 엄기호의 신간(이라기엔 나온지 좀 됐지만)을 보다 보니, '분열'이라는 키워드로 노무현의 죽음을 해석하는 대목이 눈에 띄었다. 예를 들면, 대선에선 노무현의 정의감에 표를 주고서도 정작 집값 안 오른다고 욕한 분열된 자아? 사실 이 테마는 우석훈/박권일의 , 김홍중의 등에서도 언급된 바 있는 이른바 '386'의 면면이다. 이를 좀 더 확장시켜서 해석하는 방식이 한국 사람들의 '분열성'에 관한 것인데-엄기호의 책에도 간략히 묘사되고 있다-, 결국 내 관심사가 이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모든 자원과 시간이 보장된다면" 하고 싶은 연구를 묻길래, " 한국에서 '경제'와 '(경제적) 생활/생존 방식'의 원인 및 역사적 형성 과정과 현재적 양태"라 대답..
요즘 당사자 운동, 그 중에서도 내가 소속된 '20대/청년'의 운동에 관심이 있다. 마침 새사연에서 관련되어 나온 글을 보아 퍼왔다. 글이 길어 접는다. 1. 우리 사회운동의 두 사각지대, 자영업과 청년 10여 년 동안 지속된 신자유주의 고용 유연화 정책으로 ‘고용 불안’은 한국 사회의 최대 문제가 되었다. 우리사회의 심각한 불안 요소인 사회 양극화도 기본적으로는 고용 불안과 고용조건 격차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 사회운동에서 ‘비정규직’ 이슈가 가장 큰 문제가 되었던 것도 맥락을 함께 한다. 이처럼 고용 불안은 우리사회의 양극화를 초래한 근본 원인일 뿐 아니라 노동자 내부의 문제를 포함해서 여성, 청년, 노인, 자영업에 이르기까지 문자 그대로 ‘국민적 의제’가 된 지 오래..
한 사회를 끝장내는 가장 완전한 방법은 무엇일까. 역사 속에서 실행된 적극적인 방법은 학살일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또한 학살만으로 한 사회를 끝장낼 수 없음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히틀러는 유대인을 박멸하기 위해 가스실까지 동원했지만 지금 유대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없던 나라까지 만들어 죄없는 팔레스타인 인민들을 학살하고 있지 않은가? 제노사이드는 유대인의 숫자를 일시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그들의 결속력은 오히려 더 강화시켰다. 한 사회를 끝장내는 가장 완전한 방법은 바로 그 사회 성원들의 결속력을 파괴하는 것, 즉 모든 사람을 오로지 나만 아는 인간으로 만들어 만인이 만인을 상대로 아귀다툼을 벌이는 사회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만 하면 그 사회는 설사 지금 제 아무리 휘황하..
최근 비우량 담보 시장에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제가 혼란에 빠지자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시장 개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금융위기의 원인이 규제 완화와 작은 정부 때문이라고, 신자유주의의 실패를 선언하면서 큰 정부의 도래를 환영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 같은 진단과 해법은 금융위기의 본질에 대한 잘못된 접근에서 나온 것이다. 그 본질에 접근하는 중요한 단서는 상환능력이 없는 저소득층에 대한 주택 담보 대출이다. 이 담보 대출의 부실화에서 부동산 시장의 거품 붕괴가 촉발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저소득층에 대한 주택 담보 대출을 늘려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야기한 원인이다. 그 원인은 세 가지이다. 첫째로 1995년 지역재투자법(CRA)을 대폭 개정해 은행들로 ..
모두가 예상했던 대로, - 원했을지는 모르겠지만 - 오바마 씨가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트랙백이란 참 편하다. 딱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써 준 이의 글에 걸으면 되니까. 조금만 덧붙이자. 정부에 대한 한 가지 유명한 말이 있다. '정부는 지배계급의 집행위원회에 불과하다.' 11년 전, 김대중의 당선에 많은 이들이 환호했고, 6년 전 노무현의 당선에 더 많은 이들이 환희의 눈물을 뿌렸다. 그 결과는? '권력은 자본에 넘어갔다.' 우리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공표하셨던 말이다. 국민 성공 시대를 제창하신 이명박 대통령님, 이미 주가 반토막도 내보고 환율도 1.5배로 띄워보고 토건으로 경제를 살리시겠단다. 은근슬쩍 종부세도 없어졌구나. 대놓고 미친놈보다 멀쩡한 듯하다 미치는 사람이 더 무섭다. 뭐, 꼭 그렇게..
9월 위기설이란다. 내용을 보니 그럴듯하다. 실제로 돌아가는 추세도 그럴듯하다. 이미 물가가 오를 대로 오른 상태에서 환율은 계속 뛰고 정부는 방어를 사실상 포기한 상태고, 여기다 외환보유고 다 떨어지면 누구 말마따나 'IMF Season 2.' 추석이 분기점이라니 추세를 지켜볼 따름이다. 무기력하다. 무려 경제학을 전공한다고 이름을 걸어 놓고서,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처방을 내려야 할지 모르겠다. 공부가 얕은 탓도 있고, 안 한 탓도 있고. 요즘 들어 경제학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는 만큼 공부를 해야 할 것도 같지만, 막상 또 하기는 쉽지 않은게 현실이니 이래저래 무기력하다. 흠, 공부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