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경쟁 (4)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종강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개강이다. 사실 힘들던 지난 학기가 끝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긴 하지만, 생각보다 그 한 달이 짧으면서도 길었다. 하루하루가 정말 빨리 갔지만, 그렇게 30여 일이 모인 한 달은 꽤나 길었다. 하루하루를 나름 충실히 살았던건가. 이제 내일이면 본격적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다. 지난 열흘 간은 '적응기간'이었다고 하면 될 것 같다. 아직 한국과의 단절, 과거와의 단절이 다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 어처구니 없게 사람이 6명이나 죽었는데 어찌 한국과 연이 끊어지겠는가! 그리고 블로그에 업로드할 생각인 지난 학기 레포트가 3개나 남아있다. - 어쨌든 물리적 시간의 흐름으로 인하여 개강을 하게 되었다. 장강의 물결은 도도하게나마 계속 흐..
지난번부터 나는 도쿄 아키하바라의 도리마 살인사건(아무런 이유 없이 길 가는 사람을 무작정 칼 등으로 살해하는 행위)의 고찰을 계속하고 있다. 이전에는 일본의 젊은 세대가 놓여 있는 워킹푸어(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빈곤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계층)의 문제, 미래에 희망을 갖지 못한 가혹한 노동환경의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렇지만 나는 이 문제의 배경에 또하나, 일본의 젊은 사람에게 자기긍정감의 결여라는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용의자인 가토 도모히로의 경우 그것은 학교와 가정을 포함한 교육의 문제로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가토는 중학교 때까지는 성적이 좋아서 아오모리현의 최우수 고교에 입학했다. 이 단계까지는 그가 이른바 ‘가치쿠미’(승자 그룹)에 있었다. 이 ‘성공’은 엄격하고 ..
술 기운이 다 가시기 전에 꼭 써야겠어서 짧은 메모로나마 남겨보려고 했다. 그래서 글과 제목이 모두 조악할 수 있다. 오늘 한 수업의 종강파티가 있었다. 서울대입구역의 한 음식점에서 교수와 학생들이 만나 저녁을 먹고, 근처 술집에 가 뒷풀이를 즐겼다. 그 교수가 강의한 두 수업의 학생들이 모두 모인 자리였는데, 공교롭게도 대부분 한 수업의 학생들만이 와 있었다. 전혀 엄밀한 조사 및 연구를 거치지 않은 추론이긴 하지만, 그 수업의 학생들은 대부분 05학번 이상의 이른바 '고학번'들이었다. 그래서 10명이 겨우 넘는 숫자에도 불구하고, 기말고사 기간이라는 악재를 뚫고 거의 모든 학생들이 교수와의 종강자리에 참석하였다. 한편, 소수의 학생들만이 온 수업은 대부분 06학번 이하의 이른바 '저학번'들이 듣는 수..
현대인들은 행복을 연기한다. 열심히 일하고, 또 일하고, 또 일하면서, 행복을 누리는 것을 연기한다. 그리고는 말한다. "더 나은 행복을 위해서"라고. 그렇다면 과연 그 끝은 어디일까? 아마 죽음 혹은 퇴직 후 닥쳐오는 허무와 괴로움 뿐일 것이다. 그렇지만 현대인은 바쁘다. 그리고 '나' 주변에 '모든 사람들'은 바쁘게 달려간다. 그래서 나도 어쩔 수 없이 끌려 가듯이 바쁘게 살아간다. 그렇게, '행복'을 위해 시작된 레이스는 '끝 없는' 행복을 갈구하는 '욕망의 꼬리 물기'로 이어져 그치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를 동경한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그런 현대인을 풍자하면서 일견 '건강한 삶'을 제시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그러나 과연 정말 그럴까? 주인공 '앤디'는 어느덧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