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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살면서 이런 날이 있을까 싶다. 살면서 '나' 자신의 일이 아닌 '타인'의 일 때문에 '길일'이라고 여길 날이.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다. 토속신앙에서는 오늘을 올해 첫 길일로 꼽나 보다. 지인 중에 무려 세 커플이나 결혼을 했다. 그렇다. 이 글은 그들을 축하하기 위한 글이다. 특히 그 중에서 사실상 진정한 의미의 '지인'이라 부를 만한 김도원 씨의 결혼을 축하하고 싶다. 그의 사람됨을 알아서 그런지, 오늘 결혼식장에서 본 그의 모습은 정말 태어나서 처음으로 '멋있다'고 여겨졌다. (난 만약 결혼하게 되면 뭐하지... 기타 못 치는데... 그냥 MR 깔아놓고 노래 불러야 하나... 노래는 내가 도원이 형보다 잘 부를 듯...) 신부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서 참 보기 좋았다.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기독..
진화하는 결혼 - 스테파니 쿤츠 지음, 김승욱 옮김/작가정신 사실 오늘 발견한 책 중에서 더욱 관심가는 책은 이 책이다. 결혼에 대한 관념이 서구 문화에서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추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우리들에게 결혼과 사랑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해줄듯하다. 일생의 화두이기도 하나 사랑을 다루고 있고, 최근 들어 보다 큰 관심을 갖게 된 결혼의 문제도 파고들고 있으며, 전공을 고려하고 있는 문화사라는 분야의 책이라는 점에서 이래저래 관심이 간다. 생각보다 학문의 범위는 참 넓은 것 같다. 역시 로쟈의 블로그에서 일별.
어제 필름이 또 끊겼다. 분명히 난 즐겁게 친구 방에서 술 마시며 얘기하고 놀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자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냥 기억이 안 나는 것에 불과할 것이라고, 난 아침 6시까지 술을 마시다가 휴대폰으로 시간까지 확인 했었는데! 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필름이 끊긴거였다. 온갖 짓을 했더라. 기억도 안 나는 말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기타까지 쳤다니! (실제로 나는 기타를 전혀 못친다.) 압권은 '나 류현진 너무 좋아. 류현진이랑 결혼 할래.' 따위의 말을 했다는 거. 이거 말고도 더 있다는데 친구가 얘길 안 해주겠단다. 아.. 내가 야구선수 류현진의 강속구를 좋아하긴 하지만, 어떻게 결혼을! ㅠㅠㅠㅠ 분명히 실수라고, 잘못 말했을 뿐이라고 얘기하고 싶지만, 이미 여러 명이 들어버렸..
69 -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작가정신 p. 141 정말 화가 치민다. 놈들이 주장하는 유일한 이상은 '안정'이다. 즉, '진학' '취직' '결혼'이다. 놈들에게는 그것이 유일한 행복의 전제조건이다. 구역질나는 전제조건이지만, 그것이 의외로 효과를 발휘한다. 아직 아무것도 되지 않은 진흙 상태와도 같은 고교생들에게 그것은 큰 힘을 발휘한다. p. 269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에 내게 상처를 준 선생들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소수의 예외적인 선생을 제외하고, 그들은 정말로 소중한 것을 내게서 빼앗아가버렸다. 그들은 인간을 가축으로 개조하는 일을 질리지도 않게 열심히 수행하는 '지겨움'의 상징이었다. 그런 상황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 오히려 옛날보다 더 심해졌을 것이..
결혼식에 다녀왔다. 내가 아는 사람은 아니고, 부모님 아는 사람인데, 집 근처 호텔에서 한다기에 마침 스테이크가 먹고 싶던터라 냉큼 쫓아갔다 왔다. 대략 1년 만에 결혼식이라는 예식에 갔더니 뭔가 낯설었다. 처음에 든 생각은 이제 내가 이런 곳에 많이 다니게 될 날, 즉 내 또래의 주변 사람들이 결혼을 한다며 청첩장을 돌릴 날도 머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 내일 모레면 스물둘이니 빠르면 5년 뒤? 쯤부터 꽤나 자주 다니게 될 것 같다. 한국에서 유독 화려하게 하는 결혼식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각설하자. 워낙 진부한 내용이니까. 결혼 자체도 할지 말지 모르겠지만 - 당연히 지금 할 사람이 있는 건 아니다. 그냥 평소 생각에 결혼이라는 걸 꼭 해야 하나. 그냥 마음 맞는 사람끼리 동거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공지영 지음/푸른숲 p. 42. 뒷자리의 여학생이 더 큰 소리로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 울음소리 때문에 그들의 영상은 갑자기 사라졌다. 혜완은 갑자기 혼란을 느꼈다. 한 발자국만 물러서서 바라보렴. 그 울고 있는 여자 아이에게 다가가서 말해주고 싶었다. 별거 아니란다. 정말 별거 아니란다! 그런 일은 앞으로도 수없이 일어난단다. 네가 빠져 있는 상황에서 한 발자국만 물러서서 바라보렴...... 그러면 너는 알게 된다. 니가 지금 느끼는 건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고 울 일은 더더욱 아니고...... 그저 산다는 건 바보 같은 짓거리들의 반복인 줄을 알게 될 거란다...... 자, 이제 울음을 그치고 물러서렴. 그 감정에서 단 한 발자국만, 그 밖을 향해서. p. 53. 혜완은..
결혼을 했다. 한 때 좋아했던 그녀와. 처음에는 그 사실만으로도 너무도 행복했다. 꽤나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일이 현실화된 것이니까. 하지만 문제는 처음부터 터져나왔다. 하나의 완전한 사회인이 아닌 학생으로서 '유부남'이 된다는 것은 학교 내외의 많은 사람들로부터의 이상한 시선, 차별 등을 받아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내 사고나 행동 수준은 결혼 이전의 수준에 머물러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혼이라는 것은 나와 내 주변의 다른 사람들 사이에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 되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난 예전에 하던 것처럼 이성들에게 장난을 쳤지만, 그게 그들이 보기에는 내가 배우자에 대한 의무를 저버리는 것으로 비춰졌기에 그들은 날 피했다. 그래서 난 동성들과만 놀 수 밖에 없었고, 그들마저 '유부남'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