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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실 이 곳에서의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 성적표에 기재는 되겠지만, 외국에서 받은 점수인 탓에 평점 계산에 안 들어가기 때문. 외국 유학시 강조점을 둘 수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결정된 바도 없고, 경제학을 대학원 전공으로 삼는 것이 여전히 석연치 않은 탓에, 유효하지 않다. 결국 '아, 역시 나는 미국에서야 통하는군'이라는 자기만족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일터. 솔직히 말해서 겁에 질렸던 것 같다.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안 받은/는 것은 아니니까. 다시 생각해보면 꽤나 웃긴 일이다. 현재 한국의 문제 중 하나를, 특히 또래의 문제 중 하나를 '겁에 질렸다'라고 판단해 놓고 - 물론 우석훈 등의 고찰에 기인했다. - 나 역시 그 덫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니. 고작 이런 것에 겁먹지 않겠다. 어떻게..
종강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개강이다. 사실 힘들던 지난 학기가 끝난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긴 하지만, 생각보다 그 한 달이 짧으면서도 길었다. 하루하루가 정말 빨리 갔지만, 그렇게 30여 일이 모인 한 달은 꽤나 길었다. 하루하루를 나름 충실히 살았던건가. 이제 내일이면 본격적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다. 지난 열흘 간은 '적응기간'이었다고 하면 될 것 같다. 아직 한국과의 단절, 과거와의 단절이 다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 어처구니 없게 사람이 6명이나 죽었는데 어찌 한국과 연이 끊어지겠는가! 그리고 블로그에 업로드할 생각인 지난 학기 레포트가 3개나 남아있다. - 어쨌든 물리적 시간의 흐름으로 인하여 개강을 하게 되었다. 장강의 물결은 도도하게나마 계속 흐..
살면서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느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오늘도 딱 그런 꼴. 단잠을 자고 있었다. 간만에 기억에 남는 꿈도 꾸고. 쿠와쿠와도 나오고 노트폐인도 나오고. 7시 30분에 알람을 듣고 깼었지만, 너무 피곤해서 잠을 더 청했다. 8시 30분에 기숙사에서 마련한 캠퍼스 투어가 있었지만, 당장 졸린데 어쩔 수 없지 뭐. 그렇게 두 시간 쯤 잤을까, 누군가 문을 급하게 두드렸다. 깜짝 놀라 깨서 나가보니 어제 요청한 수리 때문에 온 것. 와서 살펴보더니 지금 부품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잠시만 기다리라며 나간 사람이 한 시간째 깜깜 무소식이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캠퍼스 투어는 시간을 한참 넘겼다. 게다가 아침 배식 시간도 끝났다. 오늘 공식적으로 할 일은 없다. 지금 또 잠들긴 밤 잠을 걱정해야 할 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