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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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090303 공부'만' 할 수 없는 이유

zeno 2009. 3. 4. 07:15
  학교에 있는 동아시아 도서관에 자주 간다. 한 주에 두, 세 번 정도. 매번 하는 일은 신간 코너를 훑어 보는 것인데, 2주에 한번 정도씩은 새 책이 들어오는 것 같다. 운이 좋게도, 그 때마다 한 두어권 정도씩 눈에 들어오는 책들이 있다.
  이번에는 '혁명의 추억, 미래의 혁명'과 '무중력 증후군'이 눈에 들어왔다. 둘다 한국에서 읽으려다가 비싸서, 바빠서, 다른 책에 우선순위가 밀려서 등의 이유로 보지 못했던 것인데 이렇게 고이 모셔져 있으니 집어 들 수밖에.
  한국어 책만 읽고 사는 것은 아니다. 공부도 나름 한다. 물론 당신이 생각하는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이 정도만 해도 한국에서보다 많이 하는 편이다. 취미로 읽는 책들은 틈틈이, 혹은 답답할 때에만 집어든다. 그런데 이 재미가 괜찮다. 한국에서 책의 홍수 속에서 놓쳤던 책들을 집어드는 기쁨, 신간을 처음으로 빌려보는 쾌감, 정말 괜찮은 책일 때 느낄 수 있는 만족감 등은 중독적이다.
  어차피 한국에서 나온/나오는 책의 속도를 모두 따라갈 수는 없다. 모든 신간이 들어오지도 않을 뿐더러, 내가 이 곳에서 하는 일이 한국 도서 리뷰가 아닌 이상 불가능하고, 할 필요도 없다. 그저 취향에 맞춘 독서를 할 뿐. 그저 이건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형성되어 온 습관이기에 쉽게 고치기도 힘들고, 고칠 생각도 없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책 읽기가 힘들다. 이렇게 읽다보니 아마 이번 학기 동안에 이 곳에 있는 관심 도서를 모두 읽기는 불가능할 것 같다. 그 말인즉슨, 책을 '다 볼까봐 걱정'할 일은 없다는 것이기도. 그냥,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 난 변하지 않을 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