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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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090220 새맞이 그리고 새터

zeno 2009. 2. 21. 13:17
  시간이 참 빨리 간다. 내일이면 온지 6주. 그 사이 학교에서는 09학번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단다. 반 커뮤니티에 올라온 새터 사진을 보니, 에휴, 모르는 얼굴들이 절반을 넘어가는 것을 보니, 나도 고학번이구나. '새맞이'라는 이름을 오래간만에 떠올려보니 뭔가 애잔하다.
  1학년 때, 재미 없었다.
  2학년 때, 힘들고 짜증났다.
  3학년 때, 황당했다.
  그리고 4학년.
  뭐 별로 좋은 기억들은 아니었구나. 그래도 06년 겨울의 시간들이 아주 무의미했다고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니까. 하지만 내가 바라는 새맞이, 그리고 새터와 일반적인 흐름이 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니 불만을 가질 수밖에. 어차피 이젠 지나간 일이고, 아마 다시 겪을 일은 없을 것 같다.
  1학년 새터에서 가장 인상이 깊었던 일은 '장애'와 '여성'을 함께 생각하게 된 것이었고, 2학년 때는 어떻게 하면 겨울 동안 준비한 담론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 - '소통'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계몽'의 한계는 느끼고 있다. - 가 화두였고, 3학년 때는 술에 미친 마초들을 상대하느라 힘들었다. 그냥 요즘 생각하는 바를 반으로 편지를 쓸까, 커뮤니티에 글을 남길까, 고민중인데 아직 결정은 못했다. 사실 2월말, 3월초에 얼굴도 못 본 사람이 하는 얘기가 눈에, 귀에 들어올리도 없고, 내가 '무한한 애정' 따위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니 사실 좀 주제넘은 행위이기도 하고.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지만, 동시에 가장 대화하기 어려운 사람들이기에 고민이 되는구나.
  새맞이와 새터는 외국과 다른, 사실 한국 내에서도 다른 학교 혹은 단과대들과 다른 서울대 사회대 고유의 문화 중 하나라고도 볼 수 있는데 - 명칭은 동일할지 모르나 내용은 다르다. 겪지 않고서는 말 하기가 쉽지 않다. - 이게 꼭 좋고 나쁨의 여부를 떠나서 존재만으로 유의미하기 때문에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기도 하다. 물론 들어가는 노력에 비해 나오는 것이 없기에 차라리 다른 일을 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기는 하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