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외로움 (3)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 김영하 지음/문학과지성사 p. 196 여행이란 그렇다. 그것이 일이든 여가이든 오래 하다 보면 묵은 상처들이 드러난다. 그게 서로에게 소금이 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약이 된다. 조그만 외로움도 증폭되어 서로에게 전가된다. 차가운 도시 남자 김영하의 초기작이다. PC통신이 주로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90년대 도시의 느낌이 물씬 난다. 전반적으로 좋다. 역시 김영하는 단편이 장편보다 나은 듯. 그는 정말 영리한 작가다.
네 멋대로 해라 - 김현진 지음/한겨레출판 p. 151 1년간을 철저하게 혼자 보내면서 너무나 무료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아침에 쓰윽 하고 일어나면 아이들이 떠들며 학교 가고, 나에게 남은 건 내가 나왔던 신문이나 잡지 쪼가리 몇 장과 불확실한 미래뿐이었다. 하루에도 열댓 번씩 그때 나는 남아 있어야만 했던 걸까, 그들이 나에게 무슨 소리를 해도 쥐죽은 듯이 잠자코 있었어야 했던 걸까,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하고 괴로워했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로 힘들던 기간에 유일하게 나를 잡아주었던 건, 나는 내 소신에 따라 행동했다는 확신뿐이었다. 결코 그들에게 굽히지는 않았다는 생각과 내가 옳았다는 믿음밖에는 가진 것이 없었다. 그나마 시간이 조금씩 지나고 외로움이 더욱더 극심해질 때는 내 그런 믿음조..
달도 휘영청 밝게 뜬 한가위 날인데 외롭다. 습관성 우울증이랄까. 틈만 나면 외롭고 우울하다. 내일은 혼자 타지로 떠난다 생각하니 증세가 더 심한 것 같다. 생각보다 길게 간다. 무려 4박! 그 말은 그만큼 아는 사람 한 명 없이 홀로 떨어져 그렇게 오랫동안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조숙한 척 해도 아직 어리긴 어린가 보다. 이렇게 외로움 탈 때면, 홀로 떨어지는 게 싫어질 때면 그 생각이 절로 든다. 심지어 지금도 블로그에 배설하고 있지 않은가! 사람들은 조언하곤 한다. 네 주변에 얼마나 널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많냐고. 뭐, 그 말은 틀린 것 하나 없는 것 같다. 분에 넘치게 많은 사람들이 애정을 보여준다. 허나 과연 내가 정말 힘들어서 보자고 전화 했을 때, 얼마나 나타나 줄까 생각해보면 역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