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어느 여름 날 (1)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소설] 어느 여름 날
그 날 역시 여느 날과 다르지 않은 '어느 여름 날'일 뿐이었다. 짙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창백하지도 않은 푸른 하늘이 낮게 머리 위로 드리워져 있고, 구름은 간간이 빠른 속도로 지나갈 뿐이고, 햇살은 늘 그랬듯이 강하게 피부를 파고들던 그런 여름 날. 그 날은 내게 마지막 날이었다. 그 곳에서의 출국을 하루 앞둔, 그런 마지막 날. 꽤 오래 머물렀던 곳이기에 하이드 파크에 앉아있던 짧은 시간 동안 기억들이 바다 위에 부유하는, 편지가 든 빈 병처럼 떠다녔다. 그 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날이니 만큼, 또 하나의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일상 속의 특별한 경험 말이야. 그래 좋아, 가자. 나는 그렇게 하이드 파크를 나섰다. 피카딜리 서커스를 지나 레스터 스퀘어에 도착하니 10시 ..
저널 / Zenol
2007. 8. 20. 0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