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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물물)교환이라는 경제 원리는 이것을 전담하도록 만들어진 시장이라는 제도 - 기존 사회 제도와 달리 별도의 경제적 제도 - 를 통해서만 기능할 수 있다. 반면, 다른 세 가지 경제 원리는 기존 사회 조직이나 제도를 활용할 뿐이다. 이 같은 시장의 특징은 그것이 경제 체제를 장악하는 순간 사회 조직마저 압살하는 결과를 낳는다. 사회 관계에 묻어 들어가 있던 경제가 도리어 사회 관계를 그 안에 묻어 들어가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 결과, 기존에 고립적으로 존재하던 시장들이 뭉쳐져 하나의 단일한 시장경제를 형성하고, 이것이 자기조정시장이라는 담론을 만들어내게 된다. 이는 당대인들에 의해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졌지만 실은 사회에 인위적으로 밀어 넣은 것에 불과했다. 원시 사회에서는 화폐 없이도 시장이 존재..
시장경제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그 전제부터 알아야 한다. 시장은 후기 석기 시대 이래로 항상적으로 존재해왔지만, 그 역할은 사회 내에 묻어 들어간embedded 부수적인 것에 그쳤다. 애덤 스미스가 강조했던 것처럼 인간의 노동 분업은 교환하려는 성향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비록 19세기 이래 인간의 그러한 경향이 횡행하게 되었을지라도, 그 이전의 인간 세계는 그렇지 않았다. 초기에는 애덤 스미스의 주장을 좇던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그들의 대전제가 역사적 근거에 의해 반박 당하자 자연 상태의 인간의 성향에 대한 관심을 사장시켜 버렸다. 사실 지난 2천여 년 간 인류의 진보는 대부분 정신적인 것에 그쳤고, 경제학적 발전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경제는 인간의 사회적 관계 속에 파묻혀서 존재해왔고, ..
최근 비우량 담보 시장에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제가 혼란에 빠지자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시장 개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금융위기의 원인이 규제 완화와 작은 정부 때문이라고, 신자유주의의 실패를 선언하면서 큰 정부의 도래를 환영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 같은 진단과 해법은 금융위기의 본질에 대한 잘못된 접근에서 나온 것이다. 그 본질에 접근하는 중요한 단서는 상환능력이 없는 저소득층에 대한 주택 담보 대출이다. 이 담보 대출의 부실화에서 부동산 시장의 거품 붕괴가 촉발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저소득층에 대한 주택 담보 대출을 늘려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야기한 원인이다. 그 원인은 세 가지이다. 첫째로 1995년 지역재투자법(CRA)을 대폭 개정해 은행들로 ..
한미 FTA 비준이 예상되고 있고, 국내 1위 기업 삼성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기업 중 하나가 된 오늘날 세계화는 어느덧 우리 일상을 구성하는 어휘 중 하나가 되었다. 특히, 1997년 겨울에 밀어닥친 IMF 외환위기는 한국이 더 이상 결코 세계와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나라가 아님을 전국민 모두에게 각인시켜주었다. 이런 세계화가 과연 진정 무엇인가에 대해서 ‘단일한 합의’란 존재하지 않는다. 논자마다 제각기 정의가 다르고, 입장도 다르다. 하지만 모두들 오늘날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경제적 세계화의 기저에 이른바 ‘신자유주의Neoliberalism’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는다. 그만큼, 실제로, 신자유주의는 오늘날 세계화의 알파요, 오메가다. 이 흐름은 대체로 20세기 초에 등장해 약 반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