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술 (3)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간이 참 빨리 간다. 내일이면 온지 6주. 그 사이 학교에서는 09학번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단다. 반 커뮤니티에 올라온 새터 사진을 보니, 에휴, 모르는 얼굴들이 절반을 넘어가는 것을 보니, 나도 고학번이구나. '새맞이'라는 이름을 오래간만에 떠올려보니 뭔가 애잔하다. 1학년 때, 재미 없었다. 2학년 때, 힘들고 짜증났다. 3학년 때, 황당했다. 그리고 4학년. 뭐 별로 좋은 기억들은 아니었구나. 그래도 06년 겨울의 시간들이 아주 무의미했다고는 후회하지 않는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니까. 하지만 내가 바라는 새맞이, 그리고 새터와 일반적인 흐름이 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니 불만을 가질 수밖에. 어차피 이젠 지나간 일이고, 아마 다시 겪을 일은 없을 것 같다. 1학년 새터에서 가장..
어제 필름이 또 끊겼다. 분명히 난 즐겁게 친구 방에서 술 마시며 얘기하고 놀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자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냥 기억이 안 나는 것에 불과할 것이라고, 난 아침 6시까지 술을 마시다가 휴대폰으로 시간까지 확인 했었는데! 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필름이 끊긴거였다. 온갖 짓을 했더라. 기억도 안 나는 말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기타까지 쳤다니! (실제로 나는 기타를 전혀 못친다.) 압권은 '나 류현진 너무 좋아. 류현진이랑 결혼 할래.' 따위의 말을 했다는 거. 이거 말고도 더 있다는데 친구가 얘길 안 해주겠단다. 아.. 내가 야구선수 류현진의 강속구를 좋아하긴 하지만, 어떻게 결혼을! ㅠㅠㅠㅠ 분명히 실수라고, 잘못 말했을 뿐이라고 얘기하고 싶지만, 이미 여러 명이 들어버렸..
그냥, 침대에 누워 엠피로 라디오스타 봤는데 최정윤이 취하는 장면 보면서 문득 '취하고 싶어지더라. 보면서 잠시 생각해보니 난 지금까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적이 없더라구. 매 술자리마다 조금만 마시거나, 많이 마시더라도 천천히 마시거나, 마시다가 '어느 정도'에서 그치거나. '나는 감정이 없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스스로 주장하며 마치 나 혼자 '감정'이 살아있는 척 하지만, 항상 술 마실때면 '이성'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고 어느 정도 선에서 '절제'해 왔다. 결국 난 '감정'에 충실한 짐승이기보다는 기계에 가까운건가. 항상 절제하는 모습만을 보였는지, 대학 사람들은 대부분 내가 술을 '전혀' 못 마시거나, '조금'밖에 못 마시는 줄 안다. 그런데 고등학교 친구들은 내가 술이 '세다'고 말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