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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비가 오면 숙연해진다. 하지만 꼭 청승을 떨지는 않아도 된다. 그래서 가사와는 조금 안 맞지만 편곡한 Rain이 이런 날에는 잘 맞는다.
최근 연애에 관해 감명 깊은 구절을 봤다.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잘 받지, 못 받아보던 사람은 줘도 못 받아서 허우적대고, 상대를 피곤하게 한다고. 맞는 말 같다. 그래서 어렸을 때 연애를 해봐야 하나보다. 경험이 좀 있더라면 잘 할 수 있을텐데 그렇지 못해서 어설픔만 반복하다가 실패로 끝났던 것 같다. 줄 줄만 알지, 받을 줄 모른다는 것도 큰 병인 것 같다. 그 주는 것마저 순수하지 못해서 상대를 힘들게 만드는 것 같고. 상처 줄 것이 겁나고, 상처 받을 것이 겁난다면 연애를 하지 않는 것이 맞다. 서로를 위해서다. 파국을 두려워해서 시작하지 못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지만, 파국으로 끝날 것을 알면서도 시작하려는 연인들은 말리고 싶다. 성급한 욕망에 몸을 맡기다가는 정말 파국만 맛보게 될지도 모른다...
에, 한국에 온지 벌써 만으로 3일 째다. 그런데 시차적응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첫 날엔 피곤한 걸 참다가 12시에 자려 했는데 막상 잠이 안 와서 뒤척이다 겨우 잠들었고, 어제는 녹두에서 달리다가 한 5시 쯤에 잤던가. 그러고 낮잠도 안 잤는데 - 물론 하루종일 피곤하긴 했다 - 잠이 안 온다. 제길. 자야지 내일 하루 그나마 제대로 보내는데. 난 술이 약하다. 그래서 맥주 한잔만 마셔도 취기가 올라오고 - 사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몸이 약해졌는지 요즘엔 그러더라 - 잠을 청하면 잘 수가 있다. 비행기 내에서 항상 취하는 방법이다. 오늘도 역시 그 방법을 빌고자 냉장고를 뒤졌더니, 역시 맥주가 없군! 어머니께서는 와인을 권하시지 맥주를 마시는 걸 싫어하셔서 내가 사다놓지 않으면 집에 맥주가 없다.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