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분노 (3)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2시간 째 화가 가라앉질 않는다. 문제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거. 추측 가능한 원인은 마지막에 들은 수업에서 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건지 모르겠다는 거랑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 상대가 번호를 잘못 알려줘서 못 만났다는 거랑 엄마가 지난 번에 보냈던 메일을 또다시 보내달라고 해서 짜증이 났다는 거 정도. 사실 다 별거 아니다. 근데 왜 이리 가라앉지가 않지. 그냥 오랫동안 쌓인게 폭발한건가. 여기 와서 처음 이러는 듯도. 사실 4시 정도까지는 일이 잘 풀리고 있었다. 수업도 괜찮게 들었고, 드디어 한국어 책들도 마음껏 빌렸고 (!), 날씨도 정말 좋았고. 상황이 급변해서 그런가 영 기분이 풀리질 않는다. 심지어 저녁을 먹고 와도! 왜 이러지. 아무래도 운동을 다녀와야겠다. 땀 좀 빼면 기분이 나아지겠..
저걸 내가 다 지킬 수 있는 건 결코 아니다. 오늘 하루는 여느 때와 같이 치밀어 오르는 짜증에 낑낑대었다. 자기 긍정을 안 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다. 정말 힘들다. 생각나도 생각하지 않고, 하고 싶어도 하지 않고, 참지 못하겠어도 참아야 하는거니까. 이거 다 할 줄 알면 진즉 잘 나갔지 이러고 있겠냐? 우석훈은 늘 20대, 혹은 10대를 거론하면서 얘네가 살아야 한다고 한다. 그 말 들으면 솔직히 '저요! 저요!' 하고 손들고 싶다. 그런데 책 내고 싶으면 A4 100매에서 150매는 글을 쓰란다. 망할. 그거 할 줄 알면 진즉 잘 나갔지 이러고 있겠냐? 언제부턴가 잠으로는 짜증과 분노를 잠재울 수 없게 되었다. 그러다가 술을 마시게 되..
증오는 같은 편, 혹은 같은 편이 될 수 있는 사람(동지라고 쓰면 부담스러워 할 것 같아서)을 향해서는 안 된다. 이는 상황마다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다. 특히, 잇따른 대선과 총선 결과를 보며 경악을 금치 못하여 '진보' 혹은 '좌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들이 있다. 이들을 배척하고 비난하며, 심지어 증오한다면 결과는 무엇인가? 노무현이 될 뿐이다. 차라리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이야기를 하며, 서로를 길들이고 공유 기반을 쌓아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로부터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내 편이 될 수 있는 사람을 추스리기에도 생각은 충분히 힘들고 각박하며, 세상에는 너무도 명백히 분노를 투사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 '잠재적'이라는 것만으로도 희망이 있다. '증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