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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모처럼 감정의 고저가 심한 날이라, 아무래도 기록해 두어야 겠다. 얼마 만인지,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났다. 7시 반,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학교도 일찍 가고. 그럭저럭 일들이 잘 풀리니 기분도 나쁘지 않은. 오랫만에 친구도 보고. 11시 쯤이었던가, 한 친구로부터 친구가 자살을 해 빈소에 다녀오는 길이라는 문자가 왔다. 기분 급다운. 수업이 끝나고, 수업 내용이 마음에 들었던 탓에 다시 밝아진 기분으로 점심을 먹었다. 제길, 또 반밖에 못 먹었어. 요즘 음식이 안 넘어감. 수업 듣고, 일 처리 좀 하고, 저녁 먹고 - 또 반 밖에 못 먹었지만 - 후배랑 놀다가 도서관가서 공부. 뭐, 그러게 나쁘지는 않았음. 집중이 안 되고 산만했지만, 지난 주말 기분에 비하면 훨씬 나으니까. 집에 ..
기분이 또 이상하다. '정말' 열심히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시간과 정성을 쏟은 일이었고, 재미도 있으면서 사람들도 사귀도 했던 것이 순식간에 끝나버리고, 늘 지속되어오던 일상에 다시 매몰되니 기분이 참 우울하면서도, 고적하고, 외롭다. 이건 참 어렸을 때부터 늘상 있어온 일이다. 그래서 자기 방어적으로 모든 일에 어느 선 이상은 헌신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 자고 일어나면 좀 나아질까. 흐, 사실 내일부터 3일 연속 중간고사라 마음이 어렵다. 다 공부를 하나도 안 해뒀거든. 당일치기 같은 거 잘 못하는 거 스스로 아니까... 에, 의지할 사람이라도 있으면 좀 나을텐데 이제는 그런 사람도 없고 뭐. 그냥, 어서 방학이나 했으면 좋겠다.
이 지나자 거짓말같게도 기분이 나빠졌다! 왜 그러지? 덕분에 공연 후기는 내일로...
한때 많이 써먹던 말이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났다. 그만큼 오늘 감정이 급변해서 였을까. 아침엔 늦잠을 자 기분이 안 좋았다가 점심은 가든웤이 사줘서 좋았다가 그 전후로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싸증이 났다가 드디어 수업 내용을 조금 알 수 있는 것 같아서 살짝 좋아지다가 다시 도통 모르는 얘기 뿐이라 기분이 나빠졌다가 도서관에 갔더니 장정일 삼국지가 검색되기에 좋아라 했다가 서고에 없어서 기분이 또 급상하고 뒤를 돌아봤다가 김소진 소설을 발견해서 다시 좋아졌다가 자리에 앉아서 공부를 하려니 피곤해서 기분이 또 다운되었다가 자고 일어났는데도 피곤해서 더 다운되다가 긴장했던 저녁 대접을 무사히 마쳐서 오늘 중 기분이 가장 좋아졌다가 집에 와서 공부 하려던걸 못해서 완전 나빠지고 - 이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