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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턴 프로그램의 특성 상 주5회 중 하루는 교육을 한다. 오늘은 오전에 박원석 협동사무처장 - 이름이 낯이 익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작년 광우병대책회의에서 상황실장을 맡아 수배되고 조계사에 숨었다가 결국 서울구치소까지 다녀온 이다. - 이 전반적으로 자신의 관점에서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강연을 1시간 쯤 하고, 질의응답을 1시간 쯤 했다. 의외로 강연 내용은 평소 내 생각과 많이 다르지 않았다. 굳이 따지자면 촛불에 대한 입장과 미래에 대한 전망 정도가 다른 듯 하다. 그는 촛불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는 데 반해, 나는 일종의 '국개론'에 가까운 회의적 입장과 '민중'이라는 낭만적 어휘 사용과 같은 맥락의 긍정론이 혼합된 입장이다. 미래 역시 둘의 차이가 비슷하다. 질문은 가능한한 명료하게 하면서 같..
이 책은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는 책이다. 철학, 교육학, 사회학, 심리학, 심지어 정치학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가 없다. 어떤 주제를 어떻게 다루길래 이토록 반향이 큰 것일까. 저자인 랑시에르는 기존 학문의, 정치적 기획의, 교육적 실천의 전제조건이었던 지적 조건의 불평등이라는 테제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다. 인간은 지적으로 평등하며, 바로 거기에서 모든 것이 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근대 계몽주의를 거부하는 20세기 후반의 몸짓보다 더 과격하고 급진적인 주장이다. 랑시에르가 이 같은 주장을 제기한 배경에는 지적 불평등의 격차 해소를 두고 지루하게 이어진 논쟁과 갈등이 있다. 진보주의와 공화주의, 과학주의적 강조와 대중 자발성에 대한 강조 등으로 대립해온 모든 논쟁의 역사 이면에는 대중은 무지하고 지적..
대안학교를 ‘또 하나의 특목고’라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중산층 인텔리들이 제 아이를 공교육의 불합리한 현실을 우회하여 대학에 집어넣는 학교라는 것이다. 대안학교가 한두 개가 아니니 그리 말할 구석이 있는 곳도 없진 않겠지만, 분명한 건 어느 대안학교도 애당초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지진 않았다는 것이다. 다 부모들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교육 불가사리’라고나 할까? 한국 부모들은 교육 문제에 관한 어떤 특별하고 의미 있는 가치도 모조리 녹여선 경쟁력이라는 하나의 가치로 찍어낸다. 그들은 어쩌다 그런 가공할 힘을 가지게 되었는가? 여러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아무래도 복지 없는 사회의 체험, 마냥 뜯어먹고 동원만 할뿐 정작 내가 위기에 처하면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사회에서 살아온 덕일 것이다. 실직자..
“우리나라에 영재교육은 없다. 아주 똑똑한 천재를 키우는 것보다 뒤처진 아이들을 함께 이끌고 가야 한다는 게 우리의 정책이고 원칙이다.”(마리아 타우라 핀란드 미래위원회 위원장) “뛰어난 학생이 아니라 가장 약한 학생을 지원하는 것과 같은, 근본적 의미의 평등과 형평성이 핀란드 교육의 가장 중요한 가치다. 평등이란 어떤 지역에 살더라도 동등한 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요우니 발리예르비 핀란드 이베스퀼라대학 교수) 집 같은 분위기, 이주 학생엔 모국어 교육 실제로 그랬다. 우리가 방문한 핀란드종합학교(초·중등학교)에서 이런 핀란드의 교육적 특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방문한 헬싱키 라토카르타노종합학교는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친환경 학교다. 학생 친화적인 건물을 짓기 ..
어떤 이가 그러더란다. "김규항 씨의 교육관은 존중해요. 하지만 아빠 때문에 아이가 희생되어선 안 되잖아요?" 올해 중3이 되는 내 딸이 학원 같은 데 하나도 안 다니는 걸 두고 한 이야기였다. '희생이라...' 이야기를 처음 전해 들었을 땐 씩 웃고 말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에 내내 걸렸다. 그가 보수적인 사람이라면 그러려니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는 지난 해 여름 내내 촛불집회에 개근한 사람이며, 이명박이라면 아주 이를 가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 사람이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는 걸 아이를 희생시키는 일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는 아이가 학원을 안 다니면 경쟁에서 뒤쳐질 것이고 경쟁에서 뒤쳐지면 결국 불행한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명박 이름만 나와도 이를 가는,..
2009년 오늘 한국에서 이명박 씨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범주는 꽤 넓다. '자본주의 이후'를 소망하는 좌파에서부터 '상식의 회복'을 말하는 자유주의자들까지, 최소한의 양식을 가졌다 자부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의 얼굴만 봐도 진저리를 친다. 그들에게 '이명박'이라는 이미지는 악(惡)이라기보다는 추(醜)에 가까운 듯하다. 그런데 이명박 씨에게 진저리를 치는 그들은 정말 이명박과는 다른 사람들일까? 그들은 정말 이명박과 다른 가치관과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여러 사례가 있겠지만, 거창한 이야기 말고 우리 아이들 이야기를 해보자. 이명박 씨가 대통령이 되고 0교시, 우열반, 보충학습 따위를 실시하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이 우리 아이들 다 죽인다!"고 들고일어났던 걸 기억할 것이다. 그..
1) 제목 : 2008년의 한국 대학, 사회의 ‘위험’이 되다. 2) 위험사례 선택의 이유, 근거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은지도 벌써 5년째다. 고3 학생 10명 중 8명 이상이 대학에 간다는 이야기다. 이는 OECD 평균은 물론, 대학 진학률이 높다고 하는 나라 중에서도 당연 발군의 진학률이다. 그렇다면 2008년 현재, 한국 사회는 그런 고학력자들이 살기에 좋은 나라일까? 슬프게도 답은 아니오, 이다.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이 오늘날의 형태를 띠게 된 것은 근대 이후이다. 특히, 분과학문체제가 자리 잡기 시작한 뒤로부터 이른바 ‘종합대학’이 존재하게 되었다. 근대 이후의 대학은 학생들에게 전문적인 지식과 ‘교양인’에게 걸맞은 교양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의 지적 수준을 상승시키고, 선학의 지적 유산을 보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