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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 - 공지영 지음, 조남현 논술, 방민호 감수/휴이넘296쪽. "죽는 것은 두렵지 않아요. 두려운 것은 죽어가는 거예요. 제 자신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리면서...... 형은 움직이지 않겠지요. 언제나처럼 형은 도망치고 있지만 그건 더 깊숙이 빠져버리는 일일 뿐이에요." 316쪽. - 민수야 넌 기꺼이 민중이 될 수 있겠니? 기꺼이 민중과 결혼할 수 있겠니? 20년 전 감수성이 내게 아직도 먹히는 걸 보면 역시 난 시대를 잘못 타고난 것 같다.
한국에서 가져온 책을 아껴 읽고 있습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와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을 가져왔는데, 네 달 가량 지내면서 한국어로 된 책이 보고 싶을 때마다 펴보고 있어요. 평소에 읽던 식으로, 심심할 때마다 읽다보면 금세 다 읽어버릴 것 같아서 하루에 네댓페이지씩 아껴 읽고 있어요. 미국까지 와서 영문 책도 안 보고 청승이지만, 어쩌겠나요. 사람이 쉽게 바뀌지 않는 걸. 지난 주에 도서관에 갔어요. 아직 '유사 학생증'이나마 나오지 않아 도서관 본관에는 출입이 안 되어서 'East Asia Library'란 곳에 갔어요. 작년인가 재작년에 새로 지어진 건물인데, 말 그대로 동아시아와 관련된 책을 집중적으로 소장하고 있죠. 지난 목요일에 처음 들어갔는데, 신간 코너에 지승호가 인터뷰..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공지영 지음/오픈하우스 p. 13 '어떤 남자를 만나야 돼?' 하고 물으면 10자 이내로 대답하라고 하면 엄마는 우선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잘 헤어질 수 있는 남자를 만나라.' 그래, 예전에 이런 말을 했을 때, 네가 깜짝 놀라던 걸 엄마는 기억해. 누가 엄마에게 요청하지도 않겠지만 엄마는 주례를 설 때도 그런 말을 해주고 싶어. '혹시 이혼하게 되더라도 서로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을 그런 결혼을 이어 가십시오' 하고. 어떤 사람을 만나거든 잘 살펴봐. 그가 헤어질 때 정말 좋게 헤어질 사람인지를 말이야. 헤어짐을 예의 바르고 아쉽게 만들고 영원히 좋은 사람으로 기억나며 그 사람을 알았던 것이 내 인생에 분명 하나의 행운이었다고 생각되어질 그런 사..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공지영 지음/푸른숲 p. 42. 뒷자리의 여학생이 더 큰 소리로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 울음소리 때문에 그들의 영상은 갑자기 사라졌다. 혜완은 갑자기 혼란을 느꼈다. 한 발자국만 물러서서 바라보렴. 그 울고 있는 여자 아이에게 다가가서 말해주고 싶었다. 별거 아니란다. 정말 별거 아니란다! 그런 일은 앞으로도 수없이 일어난단다. 네가 빠져 있는 상황에서 한 발자국만 물러서서 바라보렴...... 그러면 너는 알게 된다. 니가 지금 느끼는 건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고 울 일은 더더욱 아니고...... 그저 산다는 건 바보 같은 짓거리들의 반복인 줄을 알게 될 거란다...... 자, 이제 울음을 그치고 물러서렴. 그 감정에서 단 한 발자국만, 그 밖을 향해서. p. 53. 혜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