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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벌써 10여 년이 되어 가는 일이다. 소위 고래를 잡았던 것이. 요 근래 허지웅의 글 중 가장 웃겼던 '포경수술의 음모'라는 글이 저 아련한 기억을 끄집어 냈다. 포경은 내 또래 한국 남자들의 대부분이 거친 신성한 제례다. 굳이 비율을 따지자면 한국 남자 중 연애 못해 본 남자가 고래 안 잡은 남자보다 많지 않을까. 사실 요즘 들어서는 그다지 필요하지도 않고, 허지웅의 글과 그에 딸린 댓글들에 따르면 무려 318가지(!)의 폐해가 있는 포경수술은 겉만 번지르르하되 속은 아직도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한 한국 사회를 그대로 반영하는 걸지도. 개인적으로 허지웅처럼 극적인 경험은 없었다. 발기, 몽정, 자위의 '3위일체'가 시작되기 이전인 중1때 포경을 했던터라 허지웅처럼 달밤에 창 밖을 보며 애국가를 부르는..
고래 - 천명관 지음/문학동네 p. 220 사람들은 하는 일이 없어도 괜히 마음이 바빠 허둥거렸고 아무리 밥을 많이 먹어도 이유 없이 속이 헛헛해 다방을 찾아가 독한 커피라도 한 잔 들이부어야 겨우 속이 차는 듯싶었다. 또한 다방에 앉아 하릴없이 이 말 저 말 옮기다보니 사람들간의 관계는 더욱 번잡스러워졌고 시비는 늘어났으며 오해를 풀고 화해를 하느라 술값이, 혹은 커피 값이 더 많이 들어가 소비가 더욱 촉진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 마음속엔 어느덧 공허가 가득 들어찼고 금복은 이를 차곡차곡 돈으로 바꾸어나갔다. 그것은 자본주의의 법칙이었다. p. 437 거대담론으로부터 벗어난 개인의 실존과 개인과는 무관한 거대 담론의 존재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