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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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090408 고래의 추억

zeno 2009. 4. 9. 13:54
  벌써 10여 년이 되어 가는 일이다. 소위 고래를 잡았던 것이. 요 근래 허지웅의 글 중 가장 웃겼던 '포경수술의 음모'라는 글이 저 아련한 기억을 끄집어 냈다. 포경은 내 또래 한국 남자들의 대부분이 거친 신성한 제례다. 굳이 비율을 따지자면 한국 남자 중 연애 못해 본 남자가 고래 안 잡은 남자보다 많지 않을까. 사실 요즘 들어서는 그다지 필요하지도 않고, 허지웅의 글과 그에 딸린 댓글들에 따르면 무려 318가지(!)의 폐해가 있는 포경수술은 겉만 번지르르하되 속은 아직도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한 한국 사회를 그대로 반영하는 걸지도.
  개인적으로 허지웅처럼 극적인 경험은 없었다. 발기, 몽정, 자위의 '3위일체'가 시작되기 이전인 중1때 포경을 했던터라 허지웅처럼 달밤에 창 밖을 보며 애국가를 부르는 애달픈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저 지금 기억나는 건 첫 날 밤, 평소처럼 라디오를 틀어놓고 자다가 12시 심야프로에서 '레퀴엠'에 준하는(!) 락이 나오는 바람에 '로드 투 퍼디션'을 겪었다는 거.
  잘못된 수술 탓에 나도 허지웅처럼 한 쪽으로 편향되었다. 게다가 그가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하는 것이 의학적으로 사실이라면, 빌어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