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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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겨울이 왔다!

zeno 2006. 11. 30. 22:23

  드디어 겨울이 왔다. 관악에도, 서울에도, 내게도.

  며칠 전부터 오늘 눈이 올 것이라는 일기 예보는 들어왔지만, 밤새 조금 와 있을 줄은 몰랐다. 아침에 학교 가는 길에 조금씩 쌓여 있는 눈- 서리일지도 모르지만 -을 밟았을 때 사각거리는 느낌은 비로소 '겨울'이 왔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첫번째 수업이 끝나고 밖으로 나왔을 때 때마침 내리던 함박눈은 그 기분을 한껏 고조시켜주었다. 여자가 아닌 남자와 함께 첫 눈- 내게는 이번 겨울의 '첫 눈'이었다 -을 맞이하는 것은 썩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함박눈이라 훨씬 유쾌했다.

  치가 떨릴 정도로 추웠지만, 지난 겨울의 추억들이 소로록 뇌리를 스쳐갔다. 이번 겨울, 기다려오는 한편 오지 않기를 바랬던, 아름답게 치장하고 싶으면서도 슬픔으로 얼룩질까 두려운, 그런 겨울이 드디어 와 버렸다.

  이번 겨울, 난 스물이 된다. 고등학교 친구들은 대학에 들어오고, 내게도 대학 후배가 생기고, 나는 겨울이 지나면 '전공'을 갖게 된다. 이렇게 쓰고 보니 상당한 변화가 있겠구나.

  겨울, 올해 맞는 네 번째이자 마지막 계절이면서도 가장 뜻 깊은 계절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