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혼자가 아니야 본문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인생은 혼자 사는 거야.' 그러면 나는 항변한다. '아니, 그렇지 않아. 분명 함께 사는 삶은 가능해.' 하지만 현실은 그런 희망을 종종 무참히 부수어버리곤 한다. '경쟁'이라는 이름 아래에. 나 역시도 경쟁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고 할 수는 없다. 비록 지속적으로 그로부터 벗어나고자 노력하고는 있지만 역시 과거로부터 완전히 탈피하기란 그닥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 꼭 '경쟁 대상'들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는 '친구'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친구라고 해서 꼭 나와 생각이 같은 것은 아니기에 종종 싸우기도 하고, 사이가 틀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친구'란 존재는 생각이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차이와 다양성 속에서 우정을 나누는 대상이다. 그래서 난 낯가림이 심하다. 하지만 한번 친밀감을 느끼기 시작한 상대에 대해서는 나이와 성별을 막론하고 의존성이 극히 심하기도 하다.
그런 친구들과 인식을 아무도 모르게 공유하고 있었음을 알게 될 때는 몹시 기쁘다. 오늘 그런 경험을 했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차이가 있지만, 놀랍게도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게 정말 큰 힘이 되었다. 역시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자주 흥얼거리는 민중가요 중에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가 민중가요임을 모르고 있다.) 가사 중에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모두가 힘들잖아요 기쁨의 그 날 위해 싸우는 동지들이 있잖아요 혼자라고 느껴질 때면 주위를 둘러보세요 이렇게 많은 이들 모두가 나의 동지랍니다 우리 가는 길이 결코 쉽지 않을 거예요 때로는 모진 가난에 좌절도 하겠지요 하지만 동지들과 함께 라면 두렵지 않아'라는 노랫말이 있다. 가사 그대로의 의미를 참 좋아한다. 읊조리기만 해도 힘이 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아서. 내게 '동지'는 '친구'와 동의어다. 다행히도 아직 세상은 살만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