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소설] 손님 <★★★★> 본문

평 / Review

[소설] 손님 <★★★★>

zeno 2009. 3. 30. 13:18
손님 - 6점
황석영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p. 138

  생각해보라우, 너이덜이 반말지꺼리나 하구 아무 생각두 없넌 반편이라구 여기던 이찌로가 글얼 읽게 되어서. 박일랑이라구 제 이름얼 쓰게 되었디. 해방언 이런 거이 아니가. 너이가 이밥 먹구 따스한 이불 덮구 학교 댕기멘 글을 배워 교회두 나가구 성경두 읽구 기도 찬송하넌 동안 나뭇짐이나 지구 소겉이 일만 허던 박일랑 동무가 '토지개혁'이란 글자를 읽고 쓰게 되었던 거다.

  해방. 그래, 이런 것이 해방일지도.

  이 역시 오랫동안 벼르고 있다 본 책이다. 기대 이상. 사실 <바리데기>에서 꽤나 실망을 했던터라 역시 한국 무속 신앙으로부터 모티브를 차용해온 <손님>에 대한 기대가 조금 덜 했었는데, 요 근래 본 소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축에 들게 되었다. 교차적으로 구성한 것도 놀랍고, 메시지도 굉장하다. 이 정도는 되어야 '통일문학'의 이름을 붙여줄 수 있을 법하다. 사투리를 살리는 것도 놀랍고. 그래서 이래저래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