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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090125 한국인과 기숙사

zeno 2009. 1. 26. 16:02
  '한국인은 당파성이 강하다.' 오래 전부터 '한국인의 민족성' 어쩌구 하면서 자주 논란이 되던 말 중 하나다. 식민사관이라는 비판부터 '한민족'이라는 개념의 허구성을 지적하는 주장까지 다양한 주석이 달려있기도 하다.
  이런 말이 나오게 된 가장 주된 배경은 역시 '한국인'이라고 지칭되는 일련의 인간 집단이 같은 정체성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모이는 걸 매우 몹시 엄청 너무나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모임은 단순히 뚜렷한 공통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지점 하나의 교차로 인해 이뤄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강력한 집단적 이해관계 혹은 친소관계를 공유하는 보다 세분화된 집단으로 변화한다.
  학생의 입장에서 이 같은 일반적인 현상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은 기숙사다. 단순히 하나의 건물 안에 일정액의 집세를 내며 엘리베이터를 공통으로 사용하는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가진 곳이 바로 기숙사다. 일단 그들을 이어주는 '학교'라는 공통의 정체성이 존재하는 탓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한국인'이라고 불리는 집단의 상당수는 모여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 문화적 특성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소집단'이 형성된다. 각각의 집단은 각자의 결속력을 강화하며 확대재생산되기도, 유지되기도 한다. 때로는 서로 다른 집단간의 충돌, 혹은 그 이전 단계의 알력이 발생한다. 보이지 않는 벽, 같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서로 간에는 비방, 소문 등의 방법이 전술 전략으로 활용된다. 
  전운이 감돌고 있다. 고등학교 때도 경험했던 현상이기에 일종의 '데자뷔'가 느껴지기도 한다. 전혀 생각지도 못했었다. 그저 혼자 조용히 지내다가 조용히 떠나면 될 줄 알았는데, 공교롭게도 사이에 끼어 언제 존재를 위협받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완벽한 중립자는 아니다. 인간이기에 호불호가 명확하고, 지금까지 경험한 나쁜 기억들 때문에 멍청한 짓은 하고 싶지 않다. 세상에 닳은 것이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지키려고 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고보면 다시금 '정치적인 것'의 현현을 보고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 현상을 잘 관찰하면, 권력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보다 심도있는 이해를 가지게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