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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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 Zenol

081201

zeno 2008. 12. 1. 22:36

  모처럼 감정의 고저가 심한 날이라, 아무래도 기록해 두어야 겠다. 
  얼마 만인지,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났다. 7시 반,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학교도 일찍 가고. 그럭저럭 일들이 잘 풀리니 기분도 나쁘지 않은. 오랫만에 친구도 보고.
  11시 쯤이었던가, 한 친구로부터 친구가 자살을 해 빈소에 다녀오는 길이라는 문자가 왔다. 기분 급다운.
  수업이 끝나고, 수업 내용이 마음에 들었던 탓에 다시 밝아진 기분으로 점심을 먹었다. 제길, 또 반밖에 못 먹었어. 요즘 음식이 안 넘어감.
  수업 듣고, 일 처리 좀 하고, 저녁 먹고 - 또 반 밖에 못 먹었지만 - 후배랑 놀다가 도서관가서 공부. 뭐, 그러게 나쁘지는 않았음. 집중이 안 되고 산만했지만, 지난 주말 기분에 비하면 훨씬 나으니까.
  집에 오는 길, 지하철 안에서 서경식의 <디아스포라 기행>을 끝까지 마저 읽었음. 욱. 속에서 갑자기 점액질이 올라오는 기분. 부끄럽고 슬프고 답답한 이 기분. 갑자기 기분 나락으로.
  한 사람이 잘 지내고 있나 걱정되어 전화를 했더니 전화를 안 받네.
  If all else fail, myself have power to die.
- 모든 게 끝장나도 내겐 아직 죽을 힘이 남았어.『로미오와 줄리엣』3막 5장 中
  다 좋은데, 오늘 같은 날에는 도무지 보고 싶지 않은 문장.
  내가 모르는 사람이 자살하는 것에는 그렇게 아픔을 못 느끼지만, 한 다리 건너서 아는 사람만 되더라도 온 몸에 힘이 쭉빠짐.
  그러니까 제발 자살하겠다, 죽고싶다 그러지마.
  참고 있는 것도 잘 참으시길.
  마지막 연락만 되었더라도 기분이 한결 나아졌을텐데, 괜히 갑자기 이상한 생각 들면서. 우엑.

  덧. 나 '토이남 컴플렉스'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