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081201 본문
모처럼 감정의 고저가 심한 날이라, 아무래도 기록해 두어야 겠다.
얼마 만인지,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났다. 7시 반,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학교도 일찍 가고. 그럭저럭 일들이 잘 풀리니 기분도 나쁘지 않은. 오랫만에 친구도 보고.
11시 쯤이었던가, 한 친구로부터 친구가 자살을 해 빈소에 다녀오는 길이라는 문자가 왔다. 기분 급다운.
수업이 끝나고, 수업 내용이 마음에 들었던 탓에 다시 밝아진 기분으로 점심을 먹었다. 제길, 또 반밖에 못 먹었어. 요즘 음식이 안 넘어감.
수업 듣고, 일 처리 좀 하고, 저녁 먹고 - 또 반 밖에 못 먹었지만 - 후배랑 놀다가 도서관가서 공부. 뭐, 그러게 나쁘지는 않았음. 집중이 안 되고 산만했지만, 지난 주말 기분에 비하면 훨씬 나으니까.
집에 오는 길, 지하철 안에서 서경식의 <디아스포라 기행>을 끝까지 마저 읽었음. 욱. 속에서 갑자기 점액질이 올라오는 기분. 부끄럽고 슬프고 답답한 이 기분. 갑자기 기분 나락으로.
한 사람이 잘 지내고 있나 걱정되어 전화를 했더니 전화를 안 받네.
If all else fail, myself have power to die.
- 모든 게 끝장나도 내겐 아직 죽을 힘이 남았어.『로미오와 줄리엣』3막 5장 中
다 좋은데, 오늘 같은 날에는 도무지 보고 싶지 않은 문장.
내가 모르는 사람이 자살하는 것에는 그렇게 아픔을 못 느끼지만, 한 다리 건너서 아는 사람만 되더라도 온 몸에 힘이 쭉빠짐.
그러니까 제발 자살하겠다, 죽고싶다 그러지마.
참고 있는 것도 잘 참으시길.
마지막 연락만 되었더라도 기분이 한결 나아졌을텐데, 괜히 갑자기 이상한 생각 들면서. 우엑.
덧. 나 '토이남 컴플렉스'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