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헤르만 헤세 (2)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책은?”이란 질문에 “단연 헤르만 헤세의 ”라고 답한 적이 있다. “아마도 중2 때 읽었던 듯하고 그때 요절했다면 ‘이 한권의 책’이 될 뻔했다”고 덧붙였다. 그때보다 훨씬 나이를 더 먹은 지금은 물론 ‘내 인생의 책’도 달라졌다. 하지만 충격의 ‘원체험’을 찾자면 아무래도 ‘수레바퀴 밑’으로 기어 내려가는 수밖에 없다. 그 시절에 읽은 세계문학전집판은 다시 구할 수 없기에 나는 라고 새로 번역된 책을 책상머리에 두고 있지만, 아무래도 ‘아래서’보다는 ‘밑에서’가 더 강한 정서적 울림을 갖는다. 그 ‘밑’은 ‘밑바닥’의 ‘밑’이기도 하니까. 더듬어 보면 은 내 독서체험의 밑바닥이다. 성냥팔이 소녀도 죽고, 인어공주도 죽었지만, 그리고 에선 허다한 영웅호걸들이 ..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 김연수 지음/문학동네 김연수의 소설 은 흔히 일간지의 서평에서 ‘인드라망’의 사상을 담아내고 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일반인 독자에게 괄호 안에 쓰여진 ‘우리는 모두 각각의 삶을 살고 있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다’ 정도의 짧은 주석만으로는 ‘인드라망’이라는 낯선 단어의 의미는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의 사상은, 그의 책을 펴든 뒤 한 대여섯 시간쯤 코를 박고 정신 없이 한 권을 다 읽어낸 즈음에야 비로소 피부 가까이 스며든다. 굳이 그 깨달음의 과정을 ‘스며든다’ 표현한 것은 말 그대로 그 사상이 스며들기 때문이다. 편안하게, 아주 편안하게, 그의 책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메시지는 피부로 스며든다. 머리로 깨닫는 것도,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