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한기호 (2)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책으로만 하는 공부를 사람들은 대개 높이 치지 않지만 적어도 대학원생의 공부라면 8할은 책으로 시작해서 책(혹은 논문)으로 끝난다(인문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필독 목록에 있는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정리하고, 정리한 내용에 대해서 발표하거나 토론하는 것이 대학원생의 일상사다. 한데, 그 책은 어떤 책인가? 책의 분야가 아니라 분류를 묻는다. 책은 출판지와 쓰인 언어에 따라 국내서, 국외서, 번역서로 분류된다. 아무리 종류가 많아도 이 세 가지 범주로 분류 가능하다. 이 중 국외서(원서)를 논외로 하면, 대학원생이 읽는 책의 절반 이상은 번역서가 아닐까 싶다. 그런 추정에 근거를 대보자면 이렇다. 한기호(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에 따르면, “해마다 통계가 들쭉날쭉하지만 우리 출판물..
경제경영서를 펴내는 한 출판사 대표는 자신이 최근 ‘멜라민의 함정’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멜라민을 이용해 수많은 식품을 만드는 일을 줄곧 해 왔는데 갑자기 멜라민을 써서는 안 된다는 말이 나오니 앞이 노랗다는 이야기였다. 신자유주의를 근간으로 해 모든 기획을 진행해 왔지만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책 시장에서 신자유주의 철학은 사실상 종말을 고했다. 따라서 그동안 기획해 놓았던 책의 대부분을 폐기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처음부터 다시 기획해야 한다. 그러니 폐기해야 할 기획의 선인세를 크게 오른 환율로 당장 갚아야 하는 것부터가 난감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함정에 빠진 것이 어디 그 출판사 대표뿐이겠는가? 경제를 살리겠다는 대통령을 뽑아놓았지만 경제를 살리기는커녕 갈팡질팡하기만 해서 불안은 더욱 커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