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좌절 (2)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코맥 매카시 지음, 임재서 옮김/사피엔스21 p. 216 "얼마 전에는 여기 신문에서 몇몇 교사들이 30년대에 전국의 여러 학교에 보낸 설문지를 우연히 발견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설문지 문항은 학교 교육에서 부딪히는 어려운 문제가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교사들이 발견한 설문지는 답안이 채워져서 전국 각지에서 돌아온 것이었는데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된 것은 수업 중 떠들기나 복도에서 뛰어다니기 같은 문제였다. 껌을 씹거나 숙제를 베끼는 일도. 뭐 그런 따위였다. 교사들은 답이 비어 있는 설문지를 찾아서 그것을 무수하게 복사해 똑같은 학교에 다시 보냈다. 40년 후에 말이다. 그리고 이제 답지들이 도착했다. 강간, 방화, 살인. 마약. 자살. 나는 이 일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는..
'나 너 좋아해'라는 말은 쉽게 하지 말지어다. 고백은 일상적이다. 정치인의 정치 자금에 대한 고백, 성당의 신부에게 하는 고해 성사, 좋아하는 사람에게 하는 사랑 고백. 그 중 내가 그나마 접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고백은 맨 후자다. 이 고백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순간 격정에 휩싸이게 만든다. 갑자기 심장이 두 배 쯤 빨리 뛰고, 얼굴이 화끈거리며, 어찌해야할지 모를 당혹감을 느끼게 하고, 입이 착착 말라붙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만약 그 고백이 서로간에 좋은 결실을 맺는다면 다행이지만, 불행히도 대부분의 경우에 이런 고백은 새드 엔딩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한창 기숙사 내에서의 메이트들과의 불편한 동거, 반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과의 뻘쭘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