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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매거진t] 김현진, ‘나’만을 좋아하는 토이남을 만나다 / 김현진
우연히 어떤 남자를 만났다. 그 남자는 나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말했다. 전 커피를 좋아해요. 갓 볶은 빈을 받아먹는 곳이 있죠. 물론 에스프레소만 마셔요. 허브티도 좋아하지만요. 와인도 좋아합니다. 나중에 공부를 해서 바리스타와 소믈리에가 되는 게 꿈이에요. 참, 클래식도 좋아한답니다. 게르기예프의 반지 초연을 보러 갔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공연의 티켓은 100만 원이 넘었다.) 와인과 커피를 팔고 클래식이 흘러나오는 북카페를 차리는 게 장차 꿈이랍니다. 나는 생각했다. 이런 젠장. 더 젠장스러운 일은 내가 그 남자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거였다. 자기 집에 나를 데려간 그 남자는 부엌에서 한참 동안 나오지 않았다. 부엌칼이라도 물고 죽었나, 하고 부엌문을 열어 보니 그는 딸기의 꼭지를 따서 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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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2. 3. 0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