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제고사 (3)
. 나의 소설로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4일간 밤을 새워가며 야구를 봤다. 모처럼 행복했는데, 몽롱한 와중에 더 즐거운 소식이! 모처럼의 낭보다. 일제고사가 쉽게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최소한의 제동은 걸린 셈이다.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했다. 내 기억에는 여전히 그를 처음 만났던 날이 선연한데, 벌써 열네 살이란다. 더는 엄마 손을 놓칠세라 종종걸음치던 어린애가 아니란다. 아이가 주먹을 옥쥐고 눈을 부릅뜨고 말대꾸를 하기 시작했다. 몇 마디 잔소리에 식탁에 컵을 탕탕 내려놓고, 제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린다. 몸의 성장 속도를 따라 좇지 못하는 마음, 치기와 혼동되는 미숙한 열정, 시시때때로 회오리바람처럼 그를 휘젓는 불균형한 욕망까지 … 아, 바야흐로 질풍노도, 주변인, 이유 없는 반항의 사춘기가 왔다. 전국의 사춘기 아들딸을 둔 엄마들과 함께 이 고통의 축제를 만끽하리라! 그러니 이 조숙한 아이들의 초등학교 졸업식 풍경이 부모세대와 전혀 닮지 않은 건 당연한 일이다. 엄마가 사진을 찍어주는..
2009년 오늘 한국에서 이명박 씨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범주는 꽤 넓다. '자본주의 이후'를 소망하는 좌파에서부터 '상식의 회복'을 말하는 자유주의자들까지, 최소한의 양식을 가졌다 자부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의 얼굴만 봐도 진저리를 친다. 그들에게 '이명박'이라는 이미지는 악(惡)이라기보다는 추(醜)에 가까운 듯하다. 그런데 이명박 씨에게 진저리를 치는 그들은 정말 이명박과는 다른 사람들일까? 그들은 정말 이명박과 다른 가치관과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여러 사례가 있겠지만, 거창한 이야기 말고 우리 아이들 이야기를 해보자. 이명박 씨가 대통령이 되고 0교시, 우열반, 보충학습 따위를 실시하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이 우리 아이들 다 죽인다!"고 들고일어났던 걸 기억할 것이다. 그..